무점포 은행으로 비용절감…수수료·금리·서비스 차별화

23년 만의 새 은행인 이번 인터넷전문은행이 내년에 출범하면 소비자에게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주목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핀테크(금융+IT)를 활용해 전자적인 방법으로 금융거래를 하는 은행을 말한다.

무점포 영업이므로 기존 은행보다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이를 통해 특화된 서비스가 가능하다. 따라서 소비자 입장에선 다양한 혜택과 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전망이다.

강점은 점포 방문 없이 언제 어디서나 은행 일을 볼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PC나 스마트폰으로 계좌개설부터 입출금까지 은행 업무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다만 이는 인터넷은행만의 강점은 아니다. 정부가 22년 만에 비대면 계좌 개설을 전면 허용하면서 일반은행과는 다른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없어서다. 따라서 비대면 방식은 기존 은행과 경쟁이 일어날 수 있는 분야가 된다.

인터넷은행 입장에서는 영업점이 없다는 점이 단점일 수 있지만 강점이다. 국내 주요 은행은 점포가 은행별로 1천개가 넘지만 인터넷은행은 인터넷 기반이므로 점포를 둘 필요가 없고, 그에 따른 비용 부담이 없어진다.

각 컨소시엄은 점포를 대체할 만한 오프라인 대체수단도 마련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우체국, 편의점은 물론 공중전화박스를 자동화기기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온라인에서 오는 부족함을 메울 수 있는 대면 고객 접점도 확보한 것이다.

이를 통한 비용 절감은 서비스에 반영된다. 기존 은행과 비교하면 여·수신 금리 면에서 상당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수수료 조정 여력도 커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정부도 해외 사례에 비춰 이런 차별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금리 차별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정부는 저신용자 대상의 중금리 신용대출 활성화에 강한 기대를 내비쳤다.

은행권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는 고객은 2금융권의 바로 20%대 이하의 금리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금리절벽'을 해소하는 데 인터넷은행이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텐센트를 모기업으로 하는 WeBank가 그런 사례다.

WeBank는 고객의 재무정보뿐만 아니라 게임활동 내역, 서비스별 고객 로그온 시간 등 SNS상 빅데이터를 활용해 재무정보에 의존한 신용평가로는 대출받기 어려운 계층에도 돈을 빌려준다.

이번에 예비인가를 받은 컨소시엄도 한결같이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강조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를 기반으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10%대 중금리 신용대출시장을 열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밖에 다양한 서비스도 기대된다. 미국의 찰스 슈왑 은행은 개인 투자성향에 따라 자동화된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특화해 위상을 확고히 한 사례다.

일본의 지분뱅크는 일본의 2위 이동통신사와 최대 은행이 합작해 모바일 전용 통장으로 은행업무를 돕고 은행계좌번호 없이 휴대전화번호로 송금하는 서비스로 성공했다.

프랑스의 Hello Bank는 스마트폰, 태블릿 같은 모바일기기에서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전체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100% 모바일 전용 은행으로 입지를 다졌다.

일본의 라쿠텐은행은 온라인쇼핑몰 등 계열사 구매의 지급결제 업무 쪽으로 특화해 송금수수료를 무료화했다.

케이뱅크와 한국카카오은행도 자산관리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새로운 경쟁자와 차별화된 사업모델이 출현해 은행 간 경쟁을 촉진하고 기존 은행의 인터넷뱅킹 서비스 개선 노력을 이끄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pan@yna.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