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전서 현금 실린 차량 도난

출근시간대 대전 도심 한복판에서 거액이 실린 현금수송차량이 도난당했다.

이번 사건은 설을 앞두고 경찰이 다액 현금취급업소 및 금융기관 밀집지역에 대한 특별방범활동을 벌이고 있는 중에 발생, 방범활동 강화 의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발생

22일 오전 8시29분경 중구 은행동 밀라노21 지하주차장 입구에서 현금 4억7000만원이 실린 채 주차돼 있던 한국금융안전㈜ 소속 서울 83도 88XX호 진녹색 이스타나 현금 수송차량이 도난당했다.

이날 현금수송에 나섰던 직원 이모(29)·백모(27)씨 등은 "차량 문을 잠근 뒤 밀라노21 안에 있는 현금자동지급기 3대에 2000만원씩 총 6000만원을 채워 놓고 나와 보니 현금수송차량이 없어졌다"며 "리모콘이나 열쇠없이 차량을 움직일 경우 경보기가 작동하는데 작업 도중 어떤 소리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범행수법

범인의 수법과 범행 후의 동선을 살펴 보면 이번 범행이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됐는지를 알 수 있다.

범인은 대담하게도 대전의 대표적인 번화가에 위치한 곳을 범행장소로 택했으며, 이는 범인이 오전 시간대에는 인적이 드물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추측을 가능케 하고 있다.

특히 현금수송업체가 매일 같은 시간대에 현금을 운반하고 차량에는 현금을 지키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과 경유지 중 첫 장소여서 차량에 남아 있는 현금이 가장 많다는 것도 사전에 파악했을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범인은 계획대로 현금차량을 훔친 뒤 미리 물색해 둔 영업을 하지 않는 여관으로 가 금고를 부수고 돈을 꺼낸 뒤 검문검색망을 피해 모처로 달아났을 가능성이 높다.

◆경찰수사

경찰은 사건 직후 은행동파출소에 전담수사반을 차리고 수사에 나서 이날 오후 1시경 중구 대흥동 모 파크 1층 주차장에서 도난당한 차량을 발견한 데 이어 오후 3시30분경 차량 발견장소에서 3㎞가량 떨어진 동구 판암동 주택가 골목에서 차에 있던 현금수송 가방과 현금지급기 열쇠 뭉치를 찾았다.

경찰은 현재 수거된 차량을 상대로 감식작업을 벌이는 한편 예상 도주로에 대한 검문검색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은 범인이 순식간에 범행을 저질렀고, 수법이 치밀한 점으로 미뤄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자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 업체 직원을 비롯해 동일 수법 전과자, 관련 및 동종업체 최근 퇴직자 등을 상대로 수사를 펴고 있다.

<류철호·우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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