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찰청 과학수사대 신미애]
간호사로 일하다 2005년 입문
여성 ‘섬세함’으로 열혈 검시
사건 조속 해결될때 보람 커
“10년차 돌입… 초심은 변함없어”

“억울한 죽음, 진실을 파헤치지 못해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밝혀내겠습니다.”

과학의 밑바탕을 통해 ‘진실’을 밝히겠다는 열정가득한 여성 검시관이 매일 사망사고 현장을 누비며 활약하고 있다.

주인공은 10년차 배테랑 검시관인 대전경찰청 과학수사대 신미애(40·사진) 씨다. 신 씨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무기로 사건현장을 꼼꼼히 챙기는 열혈 검시관으로 불린다.

검시관이란 변사 등 사망 사건이 발생하면 누구보다 먼저 현장에 달려가 증거물 수집·분석을 통해 사인을 판단하고 범죄의 개연성 여부를 확인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녀는 대학병원 간호사로 수년 간 근무하다 2005년 경찰에 특채됐다. 역시 처음부터 검시관의 일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사건이 일어나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호출 받는 건 당연하며 변사체의 모습이 그토록 처참할 줄은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흥건한 피와 역겨운 냄새, 시신 곳곳에 있는 구더기는 아무 것도 아니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만큼 처참하게 훼손된 주검도 허다하다”고 신 씨는 설명했다.

이 같은 험하고 힘든 일을 여성이 해내고 있는 것이다. 신 씨는 “사건현장에서 퉁퉁 붓고 푸르게 변색된 시신의 모습은 이제는 익숙하다”면서 “변사체 또한 어차피 같은 사람이다. 법의학관점으로 바라보는 것 뿐이다”고 대범하게 말했다.

그녀는 정확한 검시로 사인을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사건이 조속히 해결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지만, 때론 안타까운 상황도 여럿 있다고 설명했다.

신 씨는 “2009년 대전에서 일명 ‘나은이 실종’사건으로 떠들썩 했던 일이 있었는데, 당시 나은이의 모습을 보고 한참을 가슴 아파했다”면서 “추운겨울 보문산 중턱 큰 고목사이에서 저체온으로 사망한 나은이를 볼때 억장이 무너졌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늘 끔찍한 사건 현장이더라도 여성으로서 못하는 일은 없다”며 “10년차라고 달라질 것은 없다. 초심을 잃지 않는 모습으로 검시관일을 이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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