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출신 이금형 전 청장
고졸출신 순경 공채 경찰입문
여성 최초 치안정감 자리올라
치열한 삶 그린 자서전도 출간
의사 무관 정치권 섭외 1순위
이 전 청장 후반기 인생 주목

이금형(58) 전 부산지방경찰청장의 '첫 인상'은 역시나 강했다. 여성·고졸·순경 출신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경찰 조직 '2인자'(치안정감)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 이 전 청장은 이 같은 아킬레스건을 모두 극복해 낸 '경찰내 전설'로 불린다.

청주 출신인 이 전 청장은 1977년 청주 대성여상을 졸업하고 고졸 출신 순경 공채로 경찰에 입문해 경찰청 초대 여성정책실장, 여성청소년과장을 거쳐 충북지방경찰청 차장, 광주지방경찰청장, 경찰대학장, 부산지방경찰청장 등을 역임했다. 수식어도 화려하다. 경찰 창설 이래 세 번째 여성 총경, 두 번째 여성 경무관, 최초의 여성 치안감. 그래서 ‘최초’라는 수식어는 그에게 익숙하다. 성매매와의 전쟁, 도가니 사건 등 굵직굵직한 사건을 주도하며 추진력과 탁월한 실무능력을 인정받았고 경찰 대모로 불렸다.

이 전 청장의 경찰인생은 무려 38년. 그러나 모든 것이 영원할 수는 없는 법. 지난해 연말 경찰에서 퇴직하고 자연인으로 돌아왔다. 이 전 청장은 최근 책을 냈다. 치열하게 살아왔던 그동안의 삶을 돌아본 자서전이다. '공부하는 엄마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이 전 청장은 이 책에 경찰시절, 가족, 워킹맘, 자기계발 등 살아왔던 '민낯'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았다.

책에는 50대의 나이에 박사학위를 받는 과정 등 끊임없는 열정이 소개됐고 최연소 행정고시, 하버드대 연구원, 치과의사인 세 딸의 성장기를 그리는 등 경찰과 가정일을 병행해야 했던 '미세스캅'의 어려움도 털어놨다.

이 전 청장은 현재 청주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석좌교수다. 청주가 고향인 이 전 청장은 퇴직 후 서원대의 교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지금은 일주일에 한번씩 청주를 찾아 학생들의 인생설계를 돕고 있다. 경찰대학장도 지낸 이 전 청장이다보니 학생들과의 소통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렇게 치열한 삶을 살아온 이 전 청장이다보니 정치권의 주목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 이 전 청장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정치권의 섭외 1순위로 꼽힌다.

이에 대해 이 전 청장은 "현재는 학생들과 함께 하는 일이 최선"이라며 후보로 거론되는 자체도 부담스러워했다. 경찰이 인생의 전반기였다면 이제 새로운 인생 후반기를 시작한다는 이 전 청장. 그녀 삶의 모토인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위해 새로운 그림을 준비하는 이 전 청장의 미래가 주목된다.

홍순철 기자 david8168@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