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원아모집 경쟁률 ‘6대 1’ 공립 수용가능 인원 사립대비 태부족
‘추천서 구하기’ 폐해 우려 목소리

내년도 유치원 원아모집을 앞두고 천안지역 일부 사립유치원들이 암암리에 '추천서'를 요구해 부모들의 불만이 빗발치고 있다. 22일 천안교육지원청에 따르면 관내 공·사립 유치원들은 내달 2일부터 14일까지 원아모집을 실시한다. 모집대상 원아는 만 3세부터 만 5세까지 총 1만 300여명 수준이다. 구체적으로는 공립유치원 54개원(단설 3개, 병설 51개)과 사립 54개원 등 총 108개 원이 원아를 모집한다.

그러나 공립유치원의 수용가능 인원은 사립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 유치원 학급수를 비교해도 공립이 103학급인데 반해 사립은 373학급으로 3배 이상 많다. 게다가 대다수 병설유치원은 시내권을 벗어난 농촌지역에 설립돼 있다. 이러다보니 시내권 일부 사립유치원의 경쟁률이 6대 1을 훌쩍 넘는 경우도 발생한다. 특히 아파트가 밀집한 불당동, 두정동, 백석동 등의 지역과 가까운 사립유치원의 경우 해마다 입학전쟁이 벌어지곤 한다.

이 지역 초등학교에 병설유치원이 없다는 점도 사립유치원의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 교육당국은 해당 학교에 초등학생을 수용할 공간조차 턱없이 부족해 향후에도 병설유치원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일부 사립유치원들이 재원생 학부모를 통해 '추천서'를 받아올 것을 요구하고 나서자 부모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추천서가 있어야만 원서접수 및 추첨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치원들이 추천서를 요구하는 이유는 원서가 대거 접수되면 이로 인한 업무과중에 시달릴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으로 교육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러자 부모들은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추천서 구하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로인한 폐해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지도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학부모 김모(36·여·백석동) 씨는 “일면식도 없는 분들에게서 추천서를 구하려면 조그마한 선물이라도 줘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불합리하지만 유치원 방침이라면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것 아니겠냐”고 하소연 했다. 이에 대해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된 유치원에는 추천서를 받지 못하도록 지도했다. 일선 유치원에도 원아모집 권고사항이 담긴 공문을 전달했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지도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천안=이재범 기자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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