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환자 2차례 양성판정, 방역당국 “만일의 사태 대비”

슬라이드뉴스1.jpg
▲ 사진=연합뉴스
올 상반기 전국을 강타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공포가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마지막 메르스 완치 퇴원자였던 80번 환자(35)가 지난 11일 고열 증세가 재발돼 유전자검사를 진행한 결과 바이러스 수치가 기준 이상으로 올라가 2차례 양성 판정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는 당초 지난 1일 유전자 검사(PCR)에서 일정 기준점 이하의 바이러스 수치를 기록해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다시 양성판정을 받아 서울대병원에서 격리 치료 중이며, 방역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환자와 접촉한 가족 등 61명을 격리 조치하고, 129명을 능동감시자에 포함시켰다.

다만 방역당국과 80번 환자를 진료한 의료진은 이 환자의 체내에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증식한 것이 아니라 세포 재생 과정에서 체내에 있는 유전자 조각이 떨어져 나가 검출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감염력이 0%에 가깝다"며 "유전자 검사 수치가 기준점 주변에 있기 때문에 80번 환자에게 검출된 메르스 바이러스가 살아 있는 바이러스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 역시 "80번 환자의 경우는 바이러스 유전자 조각이 발견된 것으로 음성판정을 받은 뒤 다시 양성으로 발견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기존에 음성 판정이 나온 다른 환자에 대해 재검을 실시할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의료계의 설명에도 정부의 비밀주의에 홍역을 치렀던 국민 여론은 또 다시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메르스 대응 실패로 큰 타격을 입었던 삼성서울병원이 80번 환자의 응급실 방문에 부실대응을 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의료계에 대한 불신까지 형성되는 모습이다. 80번 환자가 본인이 메르스 완치 환자임을 밝혀 선별진료소에서 진료를 받긴 했지만 일반 응급실로 다른 환자와 섞여 진료를 받게 했다는 사실이 전해진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측은 메르스가 아닌 기저질환에 따른 발열로 판단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은 “이미 의료계와 국민 모두 감염에 대한 공포를 잊으며 대형병원 선호 현상이 재현되고 있고, 병원 측도 감염관리에 허점을 드러낸 것”이라며 “다만 이번 80번 환자에 따른 메르스 재확산은 의료계 내에서 볼 때 가능성은 낮아보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