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덕사지 발굴 30주년 콘퍼런스
“프랑스 도미니크 바르조 교수
“보존역량 갖춰 … 국제법상 확실”

프랑스 교수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 중인 세계최고(最古) 금속활자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이하 직지)’을 한국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13일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열린 '흥덕사지 발굴 30주년 기념 직지(JIKJI)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한 프랑스의 도미니크 바르조(파리 소르본대학 경제사학과) 교수는 '세계 문화유산으로서의 직지'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한국은 직지를 잘 보존할 수 있는 확실한 역량을 갖췄기 때문에 (직지가) 본국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르조 교수는 "20세기 초 프랑스 외교관이 구입해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들여온 직지 반환을 놓고 벌어고 있는 논쟁에서 프랑스가 고문서의 보존 측면에서 자국의 우월적 역량을 강조해 반환에 반대하지만, 국제법상 이 논란의 결론은 확실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서양에서는) 오랫동안 구텐베르크의 성경이 금속활자 인쇄의 시작이라고 확신했으나 한국에서 1377년 금속활자를 사용한 최초의 책이 인쇄됐다는 사실이 확고해졌다"며 "유럽이 르네상스의 도래와 더불어 아시아국가보다 기술적 진보를 이뤘다는 시각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또 한국의 금속인쇄기술이 서양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 교슈는 “몽골제국 시기 중국 활자기술이 서양으로 전파됐다는 논리는 몽골제국 멸망 후 100여년이 지난 후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가 등장해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오히려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 출판 무폅 갑인자 제작 등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졌던 한국 금속활자인쇄술이 활자로드 등으로 전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올리비에 들로뇽 스트라스부르 고등장식미술학교 교수는 동서양 금속활자주조법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시도했다.

그는 서양 초기 금속활자인쇄술이 구텐베르크 개인의 독창적인 발명품이 아닌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점차 완성된 산물임을 밝히고, 당시의 활발한 동서문명 교류 상황을 고려해보면 동아시아로부터 경로가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