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안경전의 9000년 한민족사 이야기23

▲ 천제의 전통, 신교의 전통은 나중에 바다 건너 일본에 그대로 전달돼서 이내 그들의 국교인 신도(神道)가 됐다. 일본 곳곳에서 숱하게 벌어지는 '마쯔리'(왼쪽 사진)라는 형태로도 신교문화는 살아 있다.
-그렇다면 신교의 삼신문화는 구체적으로 우리 역사, 혹은 생활 속에서 어떻게 나타났습니까.

가장 뚜렷한 사례가 바로 한민족이 전통적으로 하늘에 올린 제사, 곧 천제(天祭)입니다. 일직이 환국 시절부터 한민족은 삼신상제님의 가르침에 따라 살면서 해마다, 또 주요 절기나 계기 때 천제를 올렸습니다. 지난 시간에 얘기했던 홍산문화, 거기서 드러난 천지제단 유적은 한민족의 제천문화 원형을 보여줍니다.

한마디로 천제는 온 백성이 참여하는 대제전(大祭典)이자 축제의 한마당이었습니다. 왕과 백성이 한마음으로 어우러져 하늘에 제사를 올린 뒤 술을 나누고 춤추고 노래 부르는 잔치마당이었습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고구려의 동맹, 동예의 무천, 부여의 영고 같은 것들이 그것입니다. 심지어 이런 천제의 전통, 신교의 전통은 나중에 바다 건너 일본에 그대로 전달돼서 이내 그들의 국교인 신도(神道)가 됐습니다. 일본 곳곳에서 숱하게 벌어지는 '마쯔리'라는 형태로도 신교문화는 살아 있습니다.

오늘날 불교의 사찰에도 신교문화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삼신각, 칠성각 등이 그것입니다. 삼신각은 그 이름 그대로 조물주이신 삼신을 모시던 신교 풍습의 자취이고, 칠성각은 인간의 수명과 복록을 관장하는 칠성(七星, 북두칠성)에 대한 신앙의 흔적입니다. 이는 모두 불교가 이 땅에 들어온 이후 한민족의 전통 정신문화, 생활문화인 신교의 그늘 아래 정착됐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대담이 한민족의 역사와 문화, 사상과 정신을 새롭게 인식하고 이해하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합니다. 이제 말씀을 마무리하실 때입니다.

저는 늘 제 자신을 되돌아 봅니다. '과연 내가 얼마나 열린 마음으로, 또 참된 마음으로 한민족을 넘어 온 인류의 역사와 문화와 종교와 정신을 제대로 보려고 노력하는가'하고 말입니다. 왜 그런 시각을 유지해야 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것은 우리 지구촌 인류가 결국은 한 형제자매이기 때문입니다.

『환단고기』는 구환일통(九桓一統)이라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지구촌 오색인종이 본래 한 뿌리에서 나왔고 그래서 결국 다시 한 집안, 한 형제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환단고기』의 내용과 그 메시지가 참으로 소중한 것도 바로 이 대목에 있습니다. 지구촌 인류는 한 형제다, 누구를 만나든 어떤 벽이 있어서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세상은 종교가 다르니 언어가 다르니 사상이 다르니 하면서 서로 벽을 쌓고 대립하는 상극의 질서 아래 고통을 겪어 왔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열리는 세상은 상극을 벗어나 자연과 인간, 자연과 문명, 인간과 인간이 조화와 통일을 이루는 상생의 질서로 바뀝니다.

그 같은 새 질서, 새 세상의 주인공이 되려면 나부터 먼저 역사의 올바른 뿌리를 알고 뒤틀리고 잘못된 역사부터 바로 세워야 합니다. 내가 바로 서야 세상도 바로 설 수 있습니다. 한민족과 인류의 뿌리역사와 창세문화를 제대로 알아야 할 이유가 거기 있습니다. 역사를 공부하고 역사를 알고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에 모든 이가 적극 참여해서 자랑스러운 대한의 아들, 딸로서 새로이 열리는 상생 세계의 당당한 주인공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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