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최완근 국가보훈처 차장

지금부터 13년 전인 2002년 6월, 북한의 기습 도발로 제2연평해전이 발생해 월드컵 경기로 들떠 있던 국민을 혼돈 속에 빠트렸던 기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대다수 국민들이 우리 영토에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굳게 믿었던 생각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평화가 깃들었던 한반도에 잠시나마 전운이 감돌았었다.

그때 제2연평해전에서 건장한 아들 여섯 용사를 잃은 가족들은 지금도 가슴에 한을 품고 살아오고 계시며, 오직 한 가지 바람은 천안함 46용사와 같이 한곳에서 영면할 수 있도록 합동묘역을 조성해 안장해 달라는 것이었다.

마침, 올해 '연평해전' 영화를 관람하고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의 희생에 감동하여 묘역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네 군데에 흩어진 묘역을 일일이 찾는데 따른 불편함을 토로하였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합동묘역 조성이 본격 추진되어 지난 달 결실을 맺게 되었다.

이제,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국립대전현충원 전경이 내려다 보이는 양지바른 곳에 합동 묘역을 조성하여 여섯 영웅의 고귀한 희생의 뜻을 되새기고, 넋을 위로할 수 있게 되어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제2연평해전 전사자 합동묘역 조성에는 몇 가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첫째는 6용사를 한 자리에 모셔, 그 넋을 위로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며, 둘째는 국민들이 영웅들의 공훈을 제대로 알고 영원히 기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셋째는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하신 분들에 대하여는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국가 무한책임주의를 실현하였는 점이다. 13년 전 발생한 제2연평해전은 우리나라가 아직 정전상태에 있으며, 튼튼한 안보 없이는 대한민국을 수호할 수 없다는 우리나라의 엄중한 안보현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튼튼한 안보, 지속적인 경제발전, 평화통일 기반 조성 등 국가 3대 전략 추진으로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국민의 하나 된 마음' 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합동묘역 조성을 계기로 우리 국민들은 제2연평해전 전사자와 같은 호국영령과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헌이 헛되지 않도록 이 시대의 호국정신으로 하나가 되어야 하며, 이를 토대로 한반도에 평화통일을 이루어 나가야 할 것이다.

국가보훈처에서는 다가오는 연평도 포격 5주기를 기해 연평도 포격 전사자도 제2연평해전 전사자 합동묘역 부근에 이장, 천안함46용사 묘역과 함께 3대 호국묘역으로 운용하여 국민들에게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의 뜻을 제대로 알리고, 호국정신을 일깨워 주는 대표적인 호국 성역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다시 한 번 조국의 바다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신 제2연평해전 여섯 영웅을 추모하며, 그 희생이 조국을 지키는 초석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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