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양찬회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충남지역본부장
대담=김일순 경제2팀장
본부서 근무하다 첫 본부장직 대전발령, 정책 연계 사업 상공인에 큰 도움 될것
대전·충남 중소기업 애로사항 풀어내야, 원자재 공동구매→유통까지 지원 예정
신뢰를 기반으로 한 운영이 성공의 열쇠, 비싸도 선택받는 대기업 상품 이유있어
믿을수 있는 브랜드 되는것이 성패 좌우, 대전 성심당 ‘로커베스팅’의 좋은 본보기

▲ 양찬회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충남지역본부장이 김용배 공공구매부문 차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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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찬회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충남지역본부장.
최근 경기침체가 장기화 기조를 보임에 따라 상당수 대전의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일 쏟아지는 보고서와 자료들이 이미 이런 경기침체 현상을 반증하고 있으며 기업들도 새로운 생존방식 찾기에 혈안이 되고 있다. 경제단체들도 이런 상황을 반영해 불경기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특히 중소기업중앙회는 협동조합법 개정을 통해 ‘단결’로 난관을 해결하려 준비 중이다. 이에 본보는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충남지역본부장으로 임명된 양찬회 본부장을 만나 경기침체에 대한 해법과 묘수를 들어보려 한다. <편집자 주>

-신임 본부장으로 포부는.

“그간 중소기업중앙회 본부에서만 업무를 보다 처음으로 본부장직을 받아 대전에 내려왔다. 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기자마자 가장 먼저 대전경제협의회에 참석했고 이어 각 관계기관 협의체, 대전 소재 협동조합을 방문했다. 그 자리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 대전의 현안과 문제, 앞으로 나가야 할 길을 듣다 보니 유사한 사업도 많은 것 같고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책에 대한 체감도 낮은 것 같다. 그런 부분을 중앙회가 채워줘야 하지 않는가 생각을 많이 했다. 중앙정부와 자치단체가 펼치는 정책과 시책의 연계와 더불어 유사한 사업을 엮어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지역의 기업과 상공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산발·단발적인 지원을 통합한다면 미스매치를 줄일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중앙회 구조가 회원인 중소기업을 기반으로 하기에 협동조합 포럼 등 협의체를 통해 자치단체와 관계기관이 실시하는 내용을 제대로 알려주고 대전과 충남의 중소기업이 가진 애로를 전달하는데 힘을 쓰려한다. 정책 체감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

-협동조합 정책이 판로확보로 돌아섰다고 한다.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동종업종으로 구성된 조직은 협동조합뿐이다. 전 업종을 망라해서 국내에 960여개 협동조합이 업종별로 모두 구색이 맞춰져 있다. 중앙회 차원에서는 현재 원자재 공동구매, 통합물류, 판매·유통까지 원스톱으로 하는 종합지원 형태의 기능을 수행하려 준비하고 있다. 그런 부분이 구체화 된다면 대전의 협동조합도 유사업종, 동일업종이 뭉쳐 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사업들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높은 원자재 가격을 어떻게 낮출 것인가? 홈 앤 쇼핑이나 온라인을 통해서 물건을 어떻게 팔아야 하나, 갑 위주의 거래 관행을 협동조합 중심으로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 수많은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또 공공시장과 민간시장을 나눠 어떤 지원책을 펴야 영세한 중소기업들이 사업에 참여에 도움이 되는지 등 고민거리가 도처에 쌓여있다. 제조에서 판매 경영까지 협동조합이 지원하려는 시책이 많다 보니 벌어진 일이다. 모든 정책이 성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성공과 실패의 여부는 정책이 나빠서라기보다는 오퍼레이팅(운영) 부분에서 큰 성패가 나뉠 것이다. 성공의 열쇠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 운영에 있다고 본다.”

-협동조합이 신뢰를 쌓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운영의 정교함에 신뢰가 달려있다. 소싱(Surcing)이 이뤄질 때는 특히 원자재를 소싱하려면 물류를 공급하는 많은 기업 중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을 얼마나 잘 선택하느냐에 달려있다. 공동구매에 있어 10원인 원자재를 15원에 사라고 하면 누구도 참여하지 않는다.

공급가 10원의 원자재를 더 많이 구매해 5원, 7원까지 가격을 낮춰 매입하고 공급해야 공동구매에 효과가 일어난다. 여기서 운영능력이 제일 중요하고 그 역량은 신뢰에서 시작한다. 무작정 모이기만 해서는 답이 안 나온다. 벤처 붐이 일어날 때 벤처들이 모여 공동구매를 했던 것처럼 협동조합도 상시적인 조직에서 살아있는 인격체로 발돋움해야 한다. 생산·가공·물류·운반 등 영세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수행할 때 취약한 점을 협동조합이 효율적으로 메꿔나가야 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협동조합 공동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소비자가 물건을 샀을 때 믿을 수 있고 하자가 발생하면 신속히 그리고 만족스럽게 처리가 된다는 신뢰가 있다면 그 브랜드는 성공할 수 있다. 협동조합이 인증한, 대전시가 인증한 대전 특화상품은 브랜드 신뢰에 해결책이 될 것이다. OEM(주문자 상표 부착품)의 경우 똑같은 제품이라도 하나는 중소기업 브랜드로, 또 하나는 대기업 상표로 판매하면 소비자들은 대기업을 선택한다. 대기업 상표의 제품이 더 비싸도 선택받는 이유는 ‘신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협동조합 브랜드가 신뢰를 쌓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에 있다.

덧붙여 로커베스팅(Locavesting)이란 운동이 있다. 로커베스팅은 지역민이 지역기업이 생산한 물건을 사주자는 운동인데 여기서 전제조건은 질 높은 그리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이야만 한다. 대전은 성심당이 좋은 사례로 존재한다. 성심당이 파리바게트나 뚜레쥬르처럼 수많은 기술 인력과 다양한 제품이 있지 않지만 고유의 기술과 장인정신을 수십년에 걸쳐 쌓았다.

이 덕분에 대전시민과 충남도민이 성심당의 제품을 신뢰하고 문전성시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로커베스팅이 요새 말하는 공유경제와도 맞닿아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두레나 계가 존재하고 이 구조는 특정의 이익이 아닌 다 같이 상생하는 것으로 어려울 때 같이하자는 의미다. 이왕이면 우리 지역물건을 사고 그러면 기업은 지역민의 기반을 바탕으로 다시 더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 이게 선순환 된다면 발전은 자연스레 이뤄진다.”

-중소기업협동조합법이 개정됐는데.

“최근 개정된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2개가 있다. 정부가 처음으로 종합육성계획 기능 활성화 3개년 계획 의무수립과 휴면조합 요건 부분 시행령 반영이 바로 그것이다. 육성계획은 지금까지 조합에서 빚어진 양극화를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잘하는 조합은 더 잘 키우고 못하는 조합은 어디서 미흡했나를 점검하고 개선해 협동조합 전체의 건전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휴면조합 요건 부분은 앞으로 조합이 총회를 2년간 개최하지 않는다든지 고유목적사업을 1년 이상 시행하지 못하면 휴면조합으로 지정할 수 있게 된다. 휴면조합 지정을 통해 갱생의 길을 걷게 해 회생 기회를 주는 자극제 역할을 하고 역량이 안 되는 조합은 정부가 해산을 시키는 방향으로 나갈 예정이다.”

정리=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양찬회 본부장 프로필

△1967년 9월 18일 출생 △전남 순천고등학교 졸업 △동국대학교 법학과 학사 △단국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1993년 중소기업중앙회 입사 후 조합정책실장·동반성장실장·공제기획실장·공공구매지원팀장 등 역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공정거래위원장 등 표창 △2015년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충남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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