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감량과 더불어 정상적인 삶을 찾아주는 ‘고도비만수술’
위·소장 길 바꿔 ‘소식’ 체질로, 요요현상 없이 장기간 유지 가능
위밴드·위소매절제술 중 선택, 당사자 노력·의지 있어야 성공
도움말=이상억 건양대학교병원 외과 교수

취업준비생 김모(25·여) 씨는 하루하루가 우울하다. 거리를 보면 날씬하지 않은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마른 이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지만 자신은 고도비만으로 시대를 거스르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취업이 되지 않는 이유도 비만인 몸 때문으로 느껴지고, 친구들을 만날 때에도 뚱뚱한 몸 때문에 번화가에 가는 것은 꺼렸다. 점점 대인기피증이 생기고 가족과 본인 스스로에게도 짜증을 냈다. 


이처럼 고도비만 환자는 자신의 외모에 자신감이 없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대인관계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이런 고도비만자도 수술을 통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건양대학교병원 외과 이상억 교수의 도움말로 고도비만수술에 대해 알아보자.

◆고도비만이란

고도비만이란 과도한 에너지가 지방의 형태로 보관되어 있는 상태로, 비만으로 인한 변화에 신체가 더 이상 적응하지 못하는 한계점에 이르러 비만에 의한 각종 질환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태이거나 이미 비만관련 질환이 발생한 상태를 말한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부시 대통령 시절 전부터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오바마 정부에 이르러는 소아 청소년들의 비만까지도 적극적인 교육과 치료를 앞서 다투고 있다.

고도비만이라는 그물에 걸리면 헤어나기가 정말 힘들다. 다시 말해, 운동, 다이어트, 식욕억제제, 침, 한방, 지방흡입수술 등으로는 해결이 안 되며, 하더라도 결국 요요가 생기던지 더 심한 비만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고도비만수술이란

고도비만수술은 위를 줄이거나 영양을 흡수하는 소장의 길을 바꿔 소식(小食)을 하는 체질로 변화시켜 체중을 줄이는 외과적 비만치료법이다.

전문용어로 베아트릭수술(bariatric surgery)이라고도 하는데 이 수술은 그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아 현재 고도비만 치료의 중요한 치료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고도비만 수술은 고도 비만환자가 장기적인 체중 감소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하는 단 하나의 입증된 방법이다. 비만수술이라 하면 흔히 지방흡입이나 절개를 통한 지방조직의 제거를 생각할 수 있지만 고도비만수술은 일차적으로 위의 용량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음식 섭취 행동이 극적으로 변화하게 되며 이는 칼로리의 섭취량을 감소시키고, 환자가 적은 양을 천천히 먹고, 잘 씹어서 삼키게 만들어 실제적인 행동 변화를 만들기 때문에 요요현상 없이 감량된 체중의 장기간 유지가 가능하게 된다. 또 비만으로 인한 관절염, 당뇨, 고혈압 등의 합병증들도 단기간 내 치유가 가능하다.

◆고도비만수술의 필요성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수면무호흡증, 폐색전증, 불임, 생리불순, 역류성식도염 등, 모두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종류의 합병증 발병의 위험이 있다. 이러한 비만과 관련된 합병증이 발생하더라도 고도비만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체중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이들 합병증이 대부분 완치되거나 개선된다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고도비만은 건강한 삶을 지속하기 위해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며, 이는 외과적으로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모든 고도비만 수술은 복강경 수술로 하고 있으며 그 종류는 위를 줄여 음식섭취를 줄이거나 소장을 짧게 해 흡수를 줄이는 방법과 이 두 가지 방법을 혼용하는 수술법이 있다. 수술방법은 환자의 비만 정도와 식이 습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고도비만 수술 전문의와의 상담과 세심한 진단을 통해 수술의 종류가 결정된다. 고도비만 수술은 장기적인 체중감량을 위해 유일하게 공인된 치료 방법이며, 음식의 섭취 또는 흡수를 제한해 고도비만 환자의 장기적인 체중감량 효과 및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을 치료하는 수술이다.

△위 밴드(Adjustable Gastric Band)=식도에서 위로 이어지는 부위에 밖에서 내경을 조절할 수 있는 밴드를 설치해 인공적으로 내려가는 길을 좁게하여 빨리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방법이다. 위와 장의 절개나 문합이 불필요하므로 수술법이 간편하고 제거나 조절이 가능하다. 또 밴드의 내경을 조절함으로써 수술 후에도 섭취량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위 소매절제술(Sleeve Gastrectomy)=위의 대만부를 절제해 얇은 위관을 만들어 위의 용량을 줄여 음식 섭취량을 줄이며 위에서 나오는 식이조절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 수술방법이다. 위 밴드 수술방식보다도 높은 체중감량효과를 보이면서 합병증도 적어서 최근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수술이다. 수술 과정이 비교적 간단하며 초기 합병증이 매우 적은 장점이 있다. 또 수술 후 영양 및 대사장애가 적고 위, 십이지장의 내시경검사가 수술 후에도 가능하다.

◆고도비만수술, 인생의 새 출발

건양대학교병원 외과 이상억 교수는 고도비만수술의 성공여부는 바로 당사자에게 달려 있다고 설명한다.

이 교수는 “수술 후 먹는 음식에 대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하며, 정규적으로 비타민과 미네랄 섭취, 운동은 생활의 일부가 돼야 한다”며 “의료진들과 밀접한 관계를 가져야 하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다시 말해 완벽한 수술과 더불어 환자 자신의 끊임없는 노력과 도움이야말로 성공을 이룰 수 있으며 이제까지 누리지 못했던 건강한 육체, 나아가 새로운 인생으로 새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고도비만 수술의 대상

- 체질량지수(BMI) 35㎏/㎡ 이상 / 당뇨·무호흡증 등 질병있는 경우

- 비만으로 사회·경제적 제약 있는 자 / 치료하려는 강력한 의지가 있는 자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BMI)란?

- 체중(㎏)을 신장(m)으로 두 번 나눈 수치(75㎏에 167㎝인 경우는 75÷1.67÷1.67=26.9)로, 체지방의 양을 반영해 비만도의 척도로 사용되는 수치이다.

- BMI에 따른 비만 체형의 구분 (한국·아시아 기준) 18~23 정상체중 / 23~27.5 위험체중(과체중) / 27.5~32.5 비만 / 32.5~45 고도비만 / 45~ 슈퍼 고도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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