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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내려앉은 언덕 위 그 곳엔 ‘추억’이 산다

<골목의 재발견⑭ 동구 대동 달동네>
정겨운 ‘대전 달동네’ 낙후 속의 낭만, 하늘공원 전망대에 서면 대전 한눈에
풍차·정자 조성에 데이트장소로도 딱, 골목 곳곳 멋진 벽화보는 재미도 쏠쏠
작은집 책방 500원 후원 후 이용 가능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2015년 10월 02일 금요일 제11면     승인시간 : 2015년 10월 01일 19시 57분
▲ 하늘공원의 명물인 아담한 풍차, 고즈넉한 공원 분위기와 퍽 잘 어울린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동구 대동 산 1번지는 미로와 같은 곳이다. 대전 자양동 성당과 대동종합복지센터 인근에 폭넓게 자리잡은 이곳은 높다란 고지대 안에 좁고 가파른 골목길이 사방으로 뻗어나가 있다.

마치 나뭇가지와 같은 모습. 요즘 만들어진 길처럼 깨끗하거나 넓지는 않지만 정겨움이 와닿는 공간이다. 골목이 조성된 1950년대 이후 이곳을 거친 수많은 사람들의 손 때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작지만 형형색색의 색깔을 자랑하는 집들, 평상에서 한가로이 잡담하는 동네 아주머니들은 평범하지만 또 정겨운 우리네 모습이다.
▲ 알록달록한 대동 달동네 골목의 모습.

대동 일대는 예술적인 면모 또한 갖추고 있다. 2010년대 들어 일대 곳곳 벽면을 채운 벽화들이 그것이다. 이름난 벽화골목이야 이곳 저곳에 있지만, 대동 산 1번지만큼 작품성이 뛰어난 그림이 즐비한 곳은 찾기 어렵다.

벽화는 하늘공원 입구가 자리 잡은 동대전로 110번길, 대동종합복지센터 인근의 백용로 48번길, 이화로 35번길 등지에 폭넓게 자리 잡고 있다. 2007년 '대동 무지개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여러 기업·기관의 벽화그리기 봉사, 벽화그리기 대회 등이 거듭 진행된 결과다. 주제도 다양하다. 가볍게는 톰과 제리·스누피 등 유명 만화 캐릭터를 주제로 한 것에서부터, 세월호 참사에 대한 회한 등 다소 무거운 주제의 벽화까지 다채롭다.
▲ 알록달록한 대동 달동네 골목의 모습.

특히 비교적 최근 대동종합복지센터 인근에서 '2014 하늘동네 벽화그리기대회'에 따라 진행된 벽화들은 단순한 벽화를 넘어 예술작품으로서의 면모도 갖췄다는 평가가 나와 꼭 눈에 담을 만하다. 또 가파른 이곳 골목은 속칭 '달동네'로 불리울만큼 전망이 좋다는 점도 장점이다. 탁 트인 시야에 큼지막한 해와 달이 걸리고, 곳곳에서 도시 저 멀리 끝까지 내려다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기도 하다.

동네 대부분의 장소가 시쳇말로 '끝장나는' 전망을 자랑하지만, 가장 좋은 곳은 역시 하늘공원이다. 동네 어느 장소에서든지 오르막길을 따라 가면 도달할 수 있는 동네 맨 꼭대기에 위치해있다. 하늘 공원 전망대에서는 대전역은 물론 동구 일대, 중구지역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워낙 높은 곳에 자리 잡은 탓에 날씨만 좋다면 그 너머 서구지역까지 눈길이 미친다. 전망도 좋지만 분위기도 좋다. 아담하지만 이색적인 풍차, 아직은 따가운 가을볕을 피할 수 있는 정자도 조성돼 있어 데이트 장소를 찾는 커플들에게 인기가 좋다.

그래서인지 공원 곳곳에는 커플들이 새겨 놓은 사랑의 낙서와 미래에 대한 약속도 엿볼 수 있다. 공원 한켠에 조성된 철망에는 연인들이 영원한 사랑을 염원하며 걸어놓은 자물쇠들이 즐비하다.

"XX야 행복하자", "평생 아끼고 사랑할게" 등 풋풋한 사랑의 말들을 보는 것이 적잖은 재미다. 달동네 탐험이 고되다면 하늘 공원 인근의 '대동 작은집'에 들러 아픈 다리를 쉬게 하는 것도 좋다. 작은 가정집을 개조해 책방으로 만든 이곳에서는 소정의 후원금(?) 500원만 내면 수 많은 책들을 읽을 수 있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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