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6명중 73% “고향 못간다”
불참이유에 ‘스트레스’ 압도적
취업난·경기침체 등 주원인
#. 지난해 대학을 졸업했지만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한 전모(28·대덕구 오정동) 씨도 이번 추석연휴에 경기도 포천의 고향 집에 가지 않기로 했다. 추석연휴부터 시작되는 단기 아르바이트 때문이다. 전 씨는 “학교를 졸업하고도 부모님께 손을 벌려 용돈을 탈 수는 없다”며 “고향에 내려가는 것 보다 취업준비와 용돈마련이 우선이다”고 전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옛 말이 무색하게도 오는 추석이 반갑고 기다려지기보다는 부담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바로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들이다.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한 취업정보 포털사이트에서 취업준비생 3046명을 대상으로 ‘추석연휴 고향방문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73%의 취준생들은 ‘연휴 기간 중 취업준비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고향방문 불참이유(복수 응답)로는 ‘친지들의 잔소리를 들을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답변이 73.4%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다음으로 추석경비 부담(36.9%)과 명절 음식 준비 등 일할 생각에(28.3%)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답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과거 일종의 의무감에 따른 고향방문을 했지만, 현재는 취업난과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이를 포기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배재대 한류문화산업대학원 박관후 교수는 “가족사회가 핵가족화 되면서 명절 때 가족 모두가 모이는 개념이 점점 약해지는 것 같다”며 “취준생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고향에 갈수 없는 안타까움은 각박해진 우리사회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