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사법개혁 등 공통된 문제의식 협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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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일(이하 현지시간) 시작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미국 방문으로 주요 현안에서 그와 비슷한 가치관을 보여줬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임기 말 행보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17일 "오바마 대통령의 보좌진은 어마어마한 인기를 누리는 교황이 대통령의 국내외 최우선 관심사에 조명을 비춰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정상이 나란히 기후변화, 경제 불평등, 사법정의 개혁을 최우선 순위에 두는 만큼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련 메시지와 행보가 임기를 16개월 남긴 오바마 대통령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소신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물밑 도움이 더해져 미국과 쿠바의 역사적 국교정상화가 이뤄진 것이 좋은 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미 일정 중 하나로 교도소 재소자와 면담하고 형법개혁을 촉구키로 한 것 또한 두 달 전 오바마 대통령이 사법 개혁을 위해 현직 대통령 최초로 연방교도소를 찾아 재소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던 일과 유사하다.

오바마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양자 회동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주제는 기후변화 대응이다.

최근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청정전력계획'을 발표하고 알래스카를 방문해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알린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앞두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원사격을 고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6월 기후변화 문제에 강력 대처할 것을 주문하는 회칙을 발표하는 등 이 사안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과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교황의 방미 목적은 미국 내 가톨릭 인구의 중요성과 두 세계 정상의 가치관 공유를 인정하는 것"이라면서 "기후변화와 같은 문제에 대해 정책적 대화가 오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AP통신도 오바마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미를 통해 기후변화·경제불평등에 대한 싸움과 같은 공통된 목표에서 '영속적 가치'를 추구할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찰리 쿠프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담당수석은 이 통신에 "백악관은 교황과 대통령이 공유한 목표를 구체적 행동과 새로운 실행계획으로 만들어내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오바마 대통령은 직접 공항으로 마중을 나가고, 백악관 뒷마당을 개방해 교황 환영행사를 1만5천 명의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등 교황 맞이에 그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

반면 진보적 가치를 공유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오바마 대통령의 만남에 내년 대선을 앞둔 공화당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제기한 공화당의 반(反)이민자 정책을 교황이 비판하면 가톨릭 신자가 다수인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더욱 공화당에 등을 돌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교황청은 오바마 행정부가 교황 환영식에 트랜스젠더 활동가, 최초의 동성애 주교, 바티칸에 비판적인 운동권 수녀 등을 초대한 데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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