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동산수목원 곳곳서 ‘포르말린’ 사용
계단 등 10여곳에서 확인
근처서 역겨운 냄새 진동
산림·생태터 무색하게 해
산림환경연구소 관리부재

▲ 미동산수목원 교각 상부에 쓰여진 방부목. 방부처리 등으로 검은색으로 착색돼 있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다양한 수목(樹木)과 생물종(種), 유아·학생 대상 산림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는 ‘미동산수목원’에 발암물질로 알려진 ‘포르말린’ 방부목(防腐木)들이 다리, 계단 등의 재료 등으로 여전히 쓰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과거 사용됐던 '석면' 등이 폐암 등을 유발하는 발암물질로 알려지면서 모두 교체되고 있는 상황에 자연을 테마로 한 수목원에 암을 유발하는 ‘방부목’들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수목원을 관리하는 충북도산림환경연구소의 심각한 관리부재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1년 개원한 미동산수목원(청주시 상당구 미원면)은 조성 이후 매년 30여만명이 다녀가는 충북도민의 휴식처로 자리잡았다. 평일은 물론, 주말이면 자연을 즐기려는 가족단위 관람객들로 크게 붐빈다.

미동산수목원은 충북도가 운영하는 공립수목원으로 250ha 면적에 다양한 생물종을 확보·증식해 유아·학생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산림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 수목원 내에는 산림환경연구소가 위치해 연구림 성격과 함께 탐방·학습·관람시설 등을 두루 갖추고 다양한 유전자원을 수집·보전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목적의 수목원 곳곳에 사용된 포르말린 방부목이다. 이 방부목들은 과거 ‘철도 침목’(鐵道枕木)으로 쓰였던 것으로 비나 눈 등의 습기를 견디기 위해 애초부터 썩지않도록 포르말린 액체 등으로 부식방지 처리된 상태다.

포르말린이란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의 30% 수용액으로 대표적인 방부제. 그러나 현재는 사용이 극히 제한되고 있는 물질이다. 이 방부목들은 현재 미동산수목원 곳곳에서 확인된다. 수생식물원 윗편 계단, 사방댐 윗편 교각 상부, 습지원 윗편 등 이미 확인된 곳만 10여 곳이다.

방부목 근처에만 가도 역겨운 냄새가 진동을 하고 목재 윗편 부분은 도료 성분 등으로 검게 오염돼 있는 상태다. 비가 올 경우 빗물 등에 의해 포르말린 성분이 토양으로 유입되고 이는 곧 심각한 토양오염으로 이어지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방부목들이 수목원에 유입된 시기는 확실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목원 조성 이후 그동안 담당자들이 수없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산림환경연구소 관계자는 "수목원 조성 초창기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방부목으로 확인된 이상 바로 철거 작업을 통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방부=물질에 어떤 처치를 함으로써 미생물의 번식을 저지하고 그 물질의 부패를 막는 것. 방부에는 △멸균 △외부와의 차단 △물질이 놓여있는 환경 혹은 물질 자체를 미생물의 번식에 부적당한 상태로 만드는 등의 방법이 있으며 각각 단독 혹은 조합해 사용된다. 목재의 경우 외부와의 차단을 위해 도료를 도포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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