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자문위원 칼럼] 정용걸 충청투데이 동부·중부·오창지국장

정보 생산자와 소비자가 한 방향으로 콘텐츠를 주고받던 웹 1.0 시대를 지나 우리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끊임없이 소통하며 그 벽을 허무는 웹 2.0 시대에 살고 있다.

그 흐름에 맞춰 ‘소통’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정치, 사회, 경제를 막론하고 끊임없이 늘어가고 있다. 이러한 소통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우리 사회에는 ‘전문가(全聞家)’가 필요하다. 특정 분야에 대한 지식을 가진 사람일 일컫는 전문가(專門家)가 아니라 온전히 들을 수 있는 사람, 전문가(全聞家) 말이다.

그렇다면 온전히 듣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우선 듣는다는 것은 내면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오늘 날 내면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에 대해선 굳이 논할 필요조차도 없을 것이다. 마음의 소리를 듣지 못한 청년들은 이력서를 단지 수많은 자격증으로 채워 넣으며 방향성 없는 진로를 정한다.

따라서 온전히 듣는다는 것은 내면의 울림을 듣고 나 자신을 채워가는 것이다. 스스로와 소통을 하는 것이다. 또한 듣는다는 것은 세상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세상이 독단적인 나의 목소리로 가득차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필요가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세상과도 소통할 필요가 있다. 나의 생각과 세상의 소리를 함께 들어야 한다.

온전히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내면의 소리와 세상의 요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충청투데이가 창간 25주년을 맞았다. '늘 깨어있는 신문, 열려 있는 신문'으로 충청인과 함께 해온 세월이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그런 의미에서 충청투데이가 창간 25주년을 맞아 지난 30일 성황리에 개최한 '아이돌 슈퍼콘서트'를 지켜보면서 신문의 역할을 다시한번 되새기게 됐다. 비단 이번 행사 뿐 아니라, 3.1절 자전거대행진, 우리시대 아줌마들의 힘을 결집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아줌마대축제, 대청호마라톤대회, 장애인 재능 공유를 위한 '사랑나눔 전시회'에 이르기까지 작은 종이 한 폭에 모두 적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지역사회의 문화 행사가 충청투데이와 함께 하고 있다.

신문(新聞)은 그 뜻 그대로 새로운 것을 듣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신문의 역할은 더 이상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기획하는 것이다. 세상과 내면의 소리를 온전히 들을 수 있도록 '소통의 문'을 열어주는 것이 신문(新門)의 역할인 것이다.

요즘 들어 '신문의 위기'라고 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 종이신문의 설 자리가 갈수록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의 발로(發露)다.

하지만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노라’는 토마스 제퍼슨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신문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만큼 신문의 사명도 크다. 매체의 홍수 속에서도 가장 정확하고 가장 가까운 우리지역의 소식을 발 빠르게 전달하는 지방지의 본령을 다해야 하기 때문이다. 언론의 역할인 정확하고 날카로운 기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와 하나가 되어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시민들이 온전히 들을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사명이다. 그것만이 오롯이 부를 수 있는 펜의 창가(唱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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