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3번 회의중 서울서 200회, 공무원 출장비만 106억여원, 비용·시간 등 비효율 여전, 화상회의 독려 등 개선돼야

국무회의를 비롯한 주요 국정협의체 회의가 주재기관과 관계부처 대부분이 세종에 위치해 있지만 70% 이상 서울에서 개최되는 등 행정 비효율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운룡 의원이 2일 국무조정실에서 받아 공개한 ‘주요국정협의체 회의 개최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3~2015년 6월까지 열린 국무회의·국가정책조정회의·경제관계장관회의·사회관계장관회의(2015년 구성) 등 모두 273번의 회의 중 73.2%에 해당하는 200회가 서울에서 개최됐다.

반면 세종에서 열린 회의는 49회(17.9%)에 불과했고, 영상회의시스템을 활용한 경우도 24회(8.7%)에 그쳤다. 회의별로 살펴보면 이 기간동안 열린 국무회의 116회 중 서울 개최 77회, 세종 개최 26회, 영상회의 13회 등이다. 68회의 국가정책조정회의 중 서울 개최는 54회, 세종 개최는 14회였고, 영상회의시스템을 활용한 경우는 전무했다. 사회관계장관회의의 경우 세종에서 열린 적이 단 1번도 없었다.

심지어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는 기재부를 비롯해 교육부, 국정조정실,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참석 대상 17개 기관 중 12개 기관이 세종에 자리잡고 있음에도 모두 78회의 회의 중 62회를 서울에서 개최했다. 오히려 세종에서는 9회, 영상회의는 7회에 머물렀다. 비효율적인 회의 관행을 고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이처럼 세종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서울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잦은 출장길에 오르면서 올해 상반기 세종에 위치한 정부부처에서 사용한 국내 출장비용만 무려 106억 59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가 가장 많은 12억 2500만원의 출장비를 지출했고, 국세청 10억 6300만원, 보건복지부 10억 36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실태에 대해 이 의원은 “세종시가 출범한지 3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공무원들은 잦은 출장으로 인한 비용·시간을 낭비하고 피로에 시달린다”며 “상급 공무원의 잦은 부재로 인해 업무 공백 및 정책품질 저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무조정실은 주요국정협의체 회의 시 화상회의의 활용을 적극 독려하고, 대면보고 보다는 서면·화상보고를 권장하는 등 기존의 행정처리 패러다임을 바꿔 국정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이병욱 기자 shod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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