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선언 1년2개월만에 새출발
올상반기 기준 자산규모 299兆
신한·국민은행과 맞대결 예고
함 행장 “현장중심 경영 역량집중 외형뿐 아니라 내실도 다질것”

▲ 1일 공식 출범한 KEB하나은행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왼쪽 두 번째),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왼쪽 네 번째)과 김근용(맨 오른쪽)·김창근 노조위원장이 직원대표와 함께 '1등 은행'이 될 것을 다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산 기준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메가뱅크'인 KEB하나은행이 1일 닻을 올렸다. KEB하나은행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옛 외환은행 본사)에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참석한 가운데 하나·외환 통합은행 출범식을 열었다.

통합은행 이름은 외환은행의 영문명 약자인 KEB(Korea Exchange Bank)와 하나은행을 조합한 KEB하나은행으로 확정됐다. 이로써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7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선언한 지 1년2개월 만에 명실상부한 한 몸으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하나금융이 2012년 2월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한 시점을 기준으로 보면 통합법인이 출범하기까지 꼬박 3년6개월이 걸렸다. 한국은행 외환관리과에서 1967년 독립한 외환은행은 48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KEB하나은행은 올 상반기 기준(연결) 자산규모가 299조원으로 신한(273조원), 국민(282조), 우리(287조원) 은행을 제친 업계 1위다. 해외지점도 20곳으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다. KEB하나은행은 국내 지점 수 945곳, 직원 수 1만 6368명으로 두 부문에서 국민은행에 이은 2위권으로 도약해 신한·국민으로 압축된 국내 '리딩뱅크' 대결에 당당히 합류하게 됐다.

함영주 KEB하나은행 초대행장은 취임식에서 "업무방식과 조직 모두에서 현장 중심의 경영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출신, 학교, 성별, 지연에 관계없이 성과로 승부하는 기업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특히 영업력을 강화하려면 직원들의 역량이 가장 중요하고, 이를 위해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감동 경영'을 이끌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이를 위해 통합은행은 하나은행 인재개발부와 외환은행 경영기획부를 합친 '변화추진본부'를 만들었다.

함 행장은 "통합 초기에 일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매뉴얼을 준비했다. 이른 시일 내에 한가족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두 조직에 갈등이 생기면 시너지를 내기 쉽지 않다. 포용력을 가지고 헌신하는 자세로 직원들의 마음을 이끌어 가겠다. 화학적 결합을 성공리에 이끌어 내겠다"고 밝혔다.

함 행장은 노조와의 상생을 위해 김지성 전 외환 노조위원장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며 "나도 피합병은행인 서울은행 출신이다. 가장 빨리 화학적 결합을 이루는 게 뭘까 고민한 끝에 전 외환노조위원장이자 노조 협상 대표 중 한명이었던 김지성 씨를 함께 가는 파트너로 결정했다. 이는 투명한 인사를 가져가겠다는 의지"라고 했다.

함 행장은 "두 은행이 통합하니 포트폴리오상 문제점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걸 조정하겠다. 리스크관리와 외환분야를 강화하겠다. 조정에 따른 자금은 중소기업과 소호(SOHO)를 늘리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변화와 혁신이 중요한 시기이며 외형뿐 아니라 내실까지 갖춘 리딩뱅크를 달성한 후 글로벌 은행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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