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전이 '가출청소녀'(여성 청소년)의 보도 천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과학의 도시, 문화의 도시와 성매매를 연상케 하는 보도 천국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안타깝게도 이런 주장이 제기된 데는 그럴만한 근거가 있을 것이다. 어떤 연유에서인지 대전에는 청소녀보도업체가 유독 많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청소녀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등 성매매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 밖 청소녀들이 성매매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 해마다 20만명 이상의 청소년이 가출을 하는데 이중 60%가 청소녀라고 한다. 가출청소녀의 50% 이상이 성산업에 노출되고, 25%는 실제 성매매를 하고 있다는 통계치는 가출청소녀들이 놓인 실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빈곤에 허덕이는 가출청소녀들은 성범죄에 쉽게 빠져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을 보살펴 줄 사회안전망이 부족한 탓이다.

가출청소녀들의 성매매는 주로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 이들은 주로 모텔주변을 성매매의 근거지로 삼고 있다고 여성인권지원상담소 관계자가 밝혔다. 일부 모텔에서는 청소녀들의 신분증을 제대로 검사하지 않은 채 숙박을 허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여러 요소가 더해져 성매매 유입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출청소년들이 왜 이렇게 많이 발생하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청소년 가출은 가정 내 불화, 부모의 이혼, 가정 폭력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흔하다. 청소년 가출은 학업중단으로 곧장 이어진다. 일부는 범죄의 늪에 빠지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학업중단 청소년 17만명 중 상당수가 가출 청소년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가출 청소녀 문제의 해답도 가정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청소년 가출을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서는 곤란하다. 돌이켜보면 학교폭력 방지에 진력한 나머지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관리는 소홀한 면이 없지 않았나 싶다. 가출 청소년의 행동양식과 특성 등을 면밀히 파악하면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불법 행위는 단속을 강화하되 가출 청소녀를 어우를 수 있는 지원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풍선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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