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리 갔다리 춤’으로 인기누려
대중문화예술상 총리표창 받기도
코미디 열정에 최근까지 무대올라

원로 코미디언 남성남(본명 이천백)씨가 31일 별세했다. 향년 84세.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이날 오전 6시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고인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평소 지병도 있으셨고 노환으로 돌아가셨다. 집에서 주무시다가 운명하셨다"고 밝혔다. 고인은 남철(본명 윤성노, 2013년 별세)씨와 콤비를 이뤄 '왔다리 갔다리 춤' 등으로 1960~70년대를 풍미했다.

엄용수 한국코미디언협회장은 "남철, 남성남 선배님은 각자 따로 데뷔하셨지만 얼마 후 콤비를 이뤘고 그때부터 몇십년간 아침부터 잠잘 때까지 붙어다니면서 전국을 누비셨다"며 "싸움도 많이 하고 다시는 안 본다고 하기도 하셨지만 그러다 금세 풀어지셔서 2013년 남철 선배님이 먼저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밤무대와 행사장 등에서 꾸준히 공연을 하셨다"고 전했다.

악극단에서 출발한 남성남-남철 콤비는 이후 MBC TV '웃으면 복이 와요'를 통해 방송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으며, 1980년대 초에는 "참 걱정되시겠습니다"라는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SBS '폭소클럽'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 후배 코미디언들과 함께 무대에 섰다.

2012년까지 전국을 순회하며 '복고 클럽' 코미디 공연을 펼쳤고, 2013년에도 무대에 올라 '왔다리 갔다리 춤'과 만담 등 선보이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들 콤비는 2000년 제7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문화관광부장관표창, 2010년 제1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남성남씨는 2013년 6월 자신의 반쪽과도 같은 남철씨가 먼저 세상을 떠나자 실의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엄용수 회장은 "남철 선배님이 먼저 가시자 남성남 선배님이 큰 충격을 받으셨다. 늘 싸우고 경쟁하면서 어울리며 살았는데 한쪽이 쓰러지고 나니 마음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셨다"고 전했다. 하지만 고인은 열흘전까지도 공연 무대에 설 정도로 코미디에 애정을 보이며 활동을 계속해왔다.

엄 회장은 "지난 21일 나와 함께 강원도 양양에서 공연 무대에 오르셨다. 그날 '장승'을 주제로 한 공연을 펼쳤는데 관객들을 많이 웃겼다"며 "오늘 집에서 주무시다가 편안하게 운명하신 것 같다"고 밝혔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1남1녀가 있다. 빈소는 분당 차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9월2일 오전 7시. ☎ 031-780-616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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