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7곳 구조개혁 대상 포함
정성지표 주관개입 여지 다분
개별논리 아닌 공동대응해야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 ‘정성지표’에 대한 공정성 시비와 함께 ‘충북지역 대학 차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충북도내 대학들이 대거 구조개혁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 25일 대학구조개혁평가 2단계 가집계 결과를 대학에 통보했다. 도내에선 청주대, 영동대, 한국교통대,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극동대, 꽃동네대 등 일반대 6곳을 비롯해 충북도립대 등 전문대 1곳이 하위등급인 D등급 이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 대학구조개혁위원회는 각 대학의 이의신청을 검토, 다음달 초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큰 이변이 없는 한 등급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분석되면서 하위그룹(D∼E)에 포함된 대학들은 '부실대학'이라는 오명(汚名)을 뒤집어 쓸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대학 수시모집과 맞물려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이 제한돼 신입생 모집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하위그룹 대학들은 정부의 재정지원이 제한되는 것은 물론 학생 정원 감축 등 불이익도 받게 된다. 이런 가운데 도내 대학 7곳이 하위그룹에 포함되면서 지역대학을 차별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구·경북 등 타 지역 대학들은 하위그룹에 2~3곳이 포함된 반면 충북은 7곳이나 포함됐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이들 대학은 교원확보율, 재학생 충원률 등 정량지표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고도 ‘정성지표’ 평가에서는 ‘낙제점’을 받았다며 평가지표의 공정성과 형평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학생지도역량, 취업진로상담, 학교중장기발전계획 등 심사위원의 주관이 개입할 여지가 많은 ‘정성지표’ 평가로 대학의 서열을 매기고 있다는 불만이다. 

더구나 대학 경영진의 잘못으로 구조개혁대상에 포함되는데도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한다. 

도내 한 대학 교수는 “교육부의 정성지표 평가는 ‘말장난’에 불과하다. 정량지표 평가에서 점수가 높게 나온 대학들도 정성지표 평가에서는 현지조사와 인터뷰 몇 번으로 낙제점을 받았다”며 “전 세계 어디에도 학생 취업률 등으로 대학을 평가하는 나라는 없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또 다른 대학 교수는 “충북은 다른 지역에 비해 유독 하위그룹에 포함된 대학이 많다. 지역대학이 위축되면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는데 지역 정치인들은 도대체 뭘 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에 맞서 개별 논리를 펼칠게 아니라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진석 기자 joo302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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