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광복절은 '광복 70주년'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지녀 남달랐다. 정부에서는 광복절 전날인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고, 각급 기관과 기업에서는 고속도로 무료 통행, 고궁 및 박물관 무료 개방 등 국민들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내놓으며 경제 살리기에 동참했다.

대통령들이 별장으로 사용했던 청남대도 14일부터 3일간 무료 입장에 동참했다. 특히 승용차로 입장하려면 전날까지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하지만 이날만은 누구나 승용차 입장이 가능해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청남대를 찾을 수 있었다.

익히 알고 있듯이 청남대는 대청호의 담수가 시작된 1980년 전두환 대통령의 지시로 착공돼 3년만에 준공됐고, 단 하룻밤만 묵은 고(故)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2003년 4월 18일 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어떤 일이든 시간이 지나면 역사가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역사는 끊임없이 만들어진다.

전두환 대통령이 스케이트를 탔던 양어장, 노태우 대통령이 골프를 치고 노무현 대통령이 자전거를 탔던 골프장, 김영삼 대통령이 조깅을 하던 호반의 마사로, 김대중 대통령 내외가 사색을 즐기던 초가정 등 당시의 대통령과 관련된 이야기들도 역사의 한 페이지다. 철옹성이었던 대통령 별장이 민간인에게 개방되리라는 것을 누가 알았을까?

여행 삼아 인근을 기웃거렸던 내게는 갑자기 개방된 청남대가 보물단지였다. 눈감아도 훤할 만큼 자주 찾았고 글도 여러 편 썼지만 한동안 뜸했는데 지난 14일 아내와 무료로 개방한 청남대를 돌아보고 왔다.

찾을 때마다 청남대가 나날이 변모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역대 대통령들이 국정운영의 중대한 고비마다 찾아와 정국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던 사색의 쉼터 청남대가 지금 이 순간에도 일반인들의 편안한 쉼터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다.

변종만 http://blog.daum.net/man1004

(이 글은 8월 18일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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