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도암의 모든것>
증상없고 조기진단 어려워 대부분 진행후 발견
60대 이상 발병빈도 높아… 환자 50% 수술 불가
고위험군 포함시 정기검진통해 조기발견 힘써야

최근 언론을 통해 프로레슬러 이왕표 씨의 투병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쩍 관심이 높아진 담도암. 담도암은 드물지만 발견하기 힘들고 치료결과도 매우 좋지 않은 암이다. 따라서 고위험군에 속해있다면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지속적 예방 노력이 중요하다.

담도는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나르는 길(관)이다. 담관이라고도 부르며 간에서 십이지장까지 연결된다. 일반적으로 담도암이라고 하면 담도 상피에 발생하는 선암종을 말한다.

소화기관에 생기는 종양 중에서는 비교적 드문 종양이다. 우리나라에서의 암 발생분율 순위를 보면 담낭, 담도암 모두 합쳐도 10위권 정도. 전체 암의 약 2% 내외다.

담도암은 침범부위에 따라 크게 간외 담도암과 간내 담도암으로 구분된다. 이중 간외 담도암은 좀 더 세분화해 상부(근위부), 중부, 하부(원위부) 담도암으로 나뉜다. 상부 담도암은 주간관(主肝管, common hepatic duct, 총간관)의 합류부에서 발생하는 클라츠킨(Klatskin) 종양이 대부분이다. 전체 담도암의 약 50%를 차지한다.

그 외 나머지 반수는 중부 담도암과 하부 담도암이 각각 20~30%씩을 차지한다. 간문부를 침범하는 클라츠킨 종양은 진단 당시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수술이 가능해도 환자가 너무 고령이거나 동반된 기저 질환으로 인해 위험도가 높기 때문이다.

완전절제 이후에도 재발이 높아 예후가 매우 불량한 편이다. 40세 이하에서는 매우 드물고 60대 이상부터 발병빈도가 급격히 증가한다. 담도암의 원인은 불확실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발암기전은 만성 염증과 담즙 정체 등으로 인한 지속적인 자극이 가해지면서 상피세포가 손상을 입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만성 염증과 담즙 정체를 일으키는 원인은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 간흡충 같은 기생충 감염, 섬유성 다낭종성질환, 간내 담석, 화학발암물질 등이다. 간흡충 감염은 요즘엔 드물지만 담도암과 관련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간흡충은 민물고기를 날것으로 섭취할 때 감염된다. 담도암 초기에는 대부분 무증상이다. 종양이 진행되면 담도가 막히면서 무통성 황달이 70~90%의 환자에서 나타난다.

그 외 소양감, 복통, 체중감소와 같은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황달은 원위부나 간문부 담도암에서는 비교적 초기에, 반면 간내 담도암에서는 대부분 질환 말기에 나타난다.

복통이나 체중감소는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좋지 않은 치료 예후를 시사한다. 복부초음파나 CT, MRI, PET-CT 등 다양한 영상검사와 내시경초음파, 담도조영술 같은 진단 방법이 병기 결정에 이용된다. 근치적 치료법은 수술적 제거다.

수술범위는 종양의 위치나 간내담도 침범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수술이 어려운 경우 담도 폐쇄에 의한 황달, 간부전을 해소하기 위해 내시경이나 방사선중재술을 이용한 담도배액술이 일차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도 가능하다. 수술적 제거가 불가능한 담도암에서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약물은 불행하게도 아직 요원하다. 최근에는 광역학치료(photodynamic therapy)와 같은 국소적인 치료가 병행되고 있다.

그러나 광역학치료 병행요법도 장기간의 담도배액 유지나 생존에는 유효하지만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다. 담도암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위험원인 제거가 우선이다.

명백한 위험원인이 있는 경우, 예를 들어 담석이나 간흡충 감염이 있다면 이에 대한 치료가 선행돼야 하고 주기적인 추적검사도 필요하다.

이태훈 순천향대천안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아직까지 발병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담도암 예방을 위한 뚜렷한 수칙이나 권고되는 검진 기준은 없다. 고위험군에 포함된다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움말=이태훈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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