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대전교구 병원사목 담당
충남대병원서 평일·주일미사 봉헌·병자성사 집전 등 환자들 돌봐
해마다 필린핀 ‘소년·소녀의 집’ 찾아 한국 의료시스템 나눔활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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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 진정한 힐링의 장소가 되게끔 돕는 것이 제 임무입니다.”

11일 오후 충남대병원 천주교 원목실에서 만난 정운광 마태오 신부〈사진〉는 ‘병원사목’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병원사목은 천주교 특수사목 중 하나로, 병원사목 신부는 병원에서 평일·주일미사를 봉헌하게 되며, 병자성사를 집전하고 환자 방문·면담 등의 일을 맡게 된다. 정 신부가 맡은 충남대병원이 대표부인 천주교 대전교구 병원사목은 신부 8명과 수녀 6명이 배정됐으며, 병원장의 요청 등으로 주1회 정도 나가는 병원(요양원)도 6곳 정도 된다.

정 신부는 “천주교에서 직접 소유한 의료기관과 병원사목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 고통을 겪는 병자들이 올바른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병원사목”이라고 지적했다.

대전교구 병원사목의 시작은 30년 정도 됐지만, 충남대병원에 첫 책임신부가 배정된 것은 1992년이었고 수녀까지 정식으로 배정된 것은 1995년 여름으로 20년밖에 되지 않았다.

정 신부는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성직자 수가 부족했고, 그로 인해 병원사목의 본격적인 도입이 늦춰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천주교에서는 호스피스 전문과정 등 병원사목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등 전문적인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천안 봉명동성당 출신으로 1992년 8월 대전교구 사제 서품을 받은 정 신부는 군종사목과 이탈리아 유학, 2곳의 본당 신부와 미국교포사목 등을 거쳐 2012년 1월 충남대에 부임했다.

4년째 충남대병원을 맡고 있는 정 신부는 “병원사목을 시작한 해에 대전교구 가톨릭의사회 지도신부를 겸임하게 됐고, 해마다 필리핀 알로이시오 소년·소녀의 집을 찾고 있다”며 “한국의 훌륭한 의료시스템을 나누는 보람된 일”이라고 말했다.

또 정 신부는 “인간은 하느님의 창조물이기 때문에 그것으로 돌아가는 과정 또한 중요하다. 병원 자체가 치료를 넘어서 치유의 개념이 되는 것이고, 그 과정에는 영적인 것이 함께해야 진정한 힐링이 가능하다”며 “죽음과 병고 속에서 인간이 아름답게 변하는 것을 보며 함께 감동하기도 한다. 환자든 의사든 또 주변의 누구든 병을 통해 성숙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누리는 좋은 것은 나누고 베푸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이기적이지 않은 병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정 신부에게 성직자로서 하고 싶은 일이 있느냐고 묻자 “필요한 곳에서 열정을 다하는 것이 성직자의 소명”이라고 답했다.

노진호 기자 windlak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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