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포럼]박수범 대전 대덕구청장

얼마 전 행복한 삶과 관련한 서울대학교 최인철 교수의 TV 강연을 들으며 진정한 행복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게 됐다. 과연 진정한 행복은 무엇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인지 하는 생각이었다. 정치나 행정의 목적도 모든 국민의 행복을 위해 펼치는 것이고, 필자가 매일 주민들을 찾아서 고충상담이나 민원을 해결하는 것도 구민들의 행복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국민소득 3만 불을 내다보고 있고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인 우리나라 국민은 절대 행복하지가 않다.

OECD 가입 국가 중 자살률 1위이고 해마다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이 15만여 명이나 된다니 어디 행복한 나라라고 말조차 꺼낼 수도 없다. 세계 행복지수 1위는 히말라야 동쪽에 있는 부탄이라고 한다. 물질적으로 가난한 부탄 국민 97%가 자신의 삶이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하니 우리는 부탄사람으로부터 행복의 조건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고대 로마 시대 저명한 명언·명구를 낸 작가 푸블릴리우스 시루스는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 남들이 보기에 아무리 부유하고 행복해 보여도 그 스스로가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행복은 요원하다는 의미다.

스스로 행복할 준비가 돼 있다면 무엇을 통해 행복을 얻는가도 중요하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의 종류를 두 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쉬운 예로 갖고 싶었던 물건이나 소위 명품이라는 것을 내 손에 쥐었을 때의 행복감을 들 수 있다.

갖고 싶었던 자동차나 옷, 가방 따위를 샀을 때 우리는 소유욕을 해소함은 물론 타인에게 과시를 통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행복감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이와는 달리 경험 등 비물질적인 데서 얻는 행복감은 어떨까. 여행이나 체험과 같이 경험하고 체득하는 과정에서 얻는 행복감은 영원히 기억 속에 남으며 심지어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그리고 그 행복을 주변에 끊임없이 전파할 수 있다. 주변에서도 쉽게 그런 예를 찾아볼 수 있다. 계족산 산세와 대청호의 청명함을 담고 있는 대덕구는 다른 도시보다 선도적으로 도심 텃밭을 조성해 매년 주민들에게 분양하고 있다.

가족들이 함께 텃밭 작물을 키우면서 느낄 수 있는 것은 단순히 농작물을 경작하는 수준이 아니다.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라 흙의 소중함을 아직 잘 모르는 아이들에게는 생명과 먹거리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경험시켜 준다. 또 경작한 작물을 가족이나 이웃끼리 나눠 먹으며 나눔과 배려의 기쁨을 누리며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또 올해 개장한 대덕구 장동 산디마을 오토캠핑장과 대청호 여수로댐에 있는 야영장인 금강로하스 가족공원 워터캠핑장에는 가족 단위 캠핑 애호가들의 방문이 쇄도하고 있다. 경험은 인생을 바꾸고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행복 자산이다. 그 경험의 터전이 풍부한 대덕구에서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또 의미 있는 여름 휴가를 대덕구에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지 제안한다. 분명 평생 기억에 남는 행복을 선물하리라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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