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R20150801049900005_01_i.jpg
호주의 사막 옆에 자리한 소도시로 이사온 파커 가족 사이에서는 긴장감이 감돈다.

아빠 매슈(조지프 파인스)는 식구들이 엇나갈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고 엄마 릴리(니콜 키드먼)도 자꾸 어긋나는 아이들이 걱정스럽다. 

열다섯 살 릴리(매디슨 브라운)는 부모의 눈을 피해 남자들과 놀러다니느라 바쁘고 아들 톰(니컬러스 해밀턴)은 그런 누나와 부모 사이에서 눈치를 살핀다.

모래폭풍이 도시를 휩쓴 날, 아이들이 홀연히 사라진다. 매슈와 릴리는 경찰서로 가 실종 신고를 하고 경찰관 레이(휴고 위빙)가 이 사건을 맡는다.

'스트레인저랜드'는 독특한 미스터리 스릴러다.

남매 실종 사건을 추적하는 이야기지만, 정작 영화는 실종된 아이들을 찾는 일보다 남아 있는 부모의 마음속에 숨은 진실을 찾아나가는 과정에 집중한다.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의 고통과 상실감, 이를 넘어 자신의 진짜 모습을 반추하고 상대를 비난하다가도 자책에 빠지게 되는 불안하고 처연한 모습들이 흥미롭게 그려진다.

자연스럽게 영화가 배우들의 연기에 의지하는 바가 크고, 배우들은 훌륭한 연기로 화답한다.

키드먼은 할리우드보다 고향에서 더욱 아름답고 출중한 연기를 보여준다. 이 작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수식어로 '니콜 키드먼의 영화'라는 것 이상이 없음을 증명하는 듯하다.

각각 '셰익스피어 인 러브', '매트릭스'로 관객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파인스와 위빙도 인상적인 내면 연기를 선보인다.

또한 호주의 광활한 사막을 배경으로 한 영상미나 서두르지 않고 무대와 인물을 찬찬히 훑어가는 연출력 등 감독의 장편 극영화 데뷔작치고는 꽤 많은 장점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결말을 향해 갈수록 영화는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에 생명과도 같은 긴장감을 잃어간다. 

관객은 이미 영화 중반에 미스터리의 답을 어렴풋이 알아차리겠지만, 후반에 이르러서는 과연 그 답이 맞기는 했는지, 맞혔더라도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아리송해질 수 있다. 이 작품이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작 중요한 의문이 남는다.

6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112분. cherora@yna.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