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경철수 충북본사 정치경제부장

충북 청주의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청약 광풍’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된 이후 마지막 전매가 허용된 청주 호미지구 우미린 에듀파크 1·2차 아파트는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며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이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855만원으로 일찌감치 마의 800만원대 분양가를 허물어트렸다. 한 때 집없는 서민들을 위해 높은 분양가를 제한했던 시기가 있었나 할 정도다.

물론, 건설업자들은 형편에 따리 ‘티코’도 타고 ‘벤츠’도 타는 것이라며, 좋은 자재를 써 상위 1%를 위해 지은 집은 당연히 비쌀수밖에 없고, 이것이 자본주의 사회가 아니냐고 항변하기도 한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열기가 뜨거워도 너무 뜨거운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특별공급분을 제외한 이 아파트의 일반분양 953가구의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경쟁률은 3만 4565명이 몰리면서 36.3대 1을 기록했다. 심지어 2차 84A타입의 경우 188가구 모집에 1만 4437명이 몰리면서 지역분양 시장 역대 최고경쟁률인 76.8대 1을 나타냈다.

이 아파트 인기의 이면에는 실 거주자라기 보다 전매허용에 따른 재테크 투자자들인 일명 ‘떴다방’이 몰린 결과란 얘기가 있어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아니나다를까 한 때 1500만원까지 치솟았던 이 아파트의 프리미엄(P)은 일찌감치 전매하고 빠진 투자자들과 분양을 앞둔 방서지구 자이 아파트로 시선을 돌린 실거주 목적 청약자들 때문에 P가 반토막나면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또, 평수에 따라 5000만원 이상 뛴 프리미엄 아파트도 있지만, 실 거주자들이 매수를 위해 문의하면 매물이 없다는 말까지 나오면서 떴다방이 조장한 거품논란까지 일고 있다.

이 같은 지역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지켜보면서 문득 일찌감치 미국 유학길에 올라 국제변호사가 된 한 고등학교 선배가 만찬자리에서 했던 얘기가 생각났다. 자신이 한국 시장에서 제일 적응이 되지 않는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경제 동향’이란 것이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은 실물경기 활성화를 위해 일부러 금리 인하 정책을 쓰는데 한국사회가 요즘 그런 것 같다는 얘기였다. 예금 금리가 높으면 저축이 늘고, 시장에 돈이 돌지 않기 때문에 내수 경기가 침체될 수 있어 일부러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를 진작시킨다는 것이다. ‘경제는 돈의 흐름이다’라고 말했던 어느 경제학자의 지론과도 일치한다. 또, 마치 1%대 은행 금리시대를 맞은 한국사회를 일컫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사실, 세계 유수의 경제학자들은 펀드와 금융상품에 돈이 몰리다가 부동산과 증권시장으로 투자자들이 옮겨가는 행위가 반복되는 행위를 일종의 ‘트렌드 경제’라 보고, 재테크 시 유의할 것을 일찌감치 조언한 바 있다.

하지만, 세계경제시장의 위기론이 감지되는 작금의 상황에서 충북도민은 물론 한국사회가 이를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부도 사태 위기에서 결국 그리스는 제3차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증시폭락과 디플레이션 조짐을 보이는 중국 경제 여파에 대한 한국경제 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와 가뭄, 소비·투자 위축, 수출 부진으로 이어지는 한국사회의 쿼드러플(네가지 악재)을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민선 6기 37조원 투자유치를 통한 4%경제 시대를 열겠다는 충북이 예의주시해야 할 ‘트렌드 경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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