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전경찰 세금·과태료 미납차량 단속현장 백태
번호판 인식 시스템으로 적발
변명·모르쇠 등 반응 천차만별
체납차량 도주하다 붙잡히기도
23대 영치… 총 1500만원 징수

▲ 대전경찰청은 15일 대전시와 함께 서대전네거리 교차로 지점에서 자동차세 및 도로교통위반 과태료 체납 차량에 대한 합동 단속을 실시했다. 이정훈 기자
“자동차세 미납 5회 79만원, 검정색 카니발 차량 진입 합니다.”

15일 오전 9시 대전시 중구 서대전네거리. 대전경찰청과 5개 자치구 교통단속팀은 자동차세·교통과태료 체납차량에 대한 합동 단속을 벌였다.

이날 단속은 서대전네거리를 포함해 용전네거리, 만년네거리 교차로 지점에서 대전경찰과 각 자치구 교통 단속팀 60여명이 합동으로 펼쳐졌다.

단속은 자치구가 번호판 인식 식별이 가능한 시스템을 장착한 차량(AVNI)을 통해 정보를 경찰에게 전달하면, 경찰은 차량을 정차시켜 체납 확인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단속 시작 30분이 지났을 무렵, 서대전네거리 교차로 진입 30m 전에 정차해 있던 영치시스템 탑재 차량에서 무전이 울리자 체납팀과 경찰은 해당 차량을 갓길로 유도했다.

이어 체납 관리팀 관계자가 운전자에게 “2013년 6월부터 5번에 걸쳐 자동차세 총 79만원이 납부되지 않았다”라고 안내했다.

50대 남성으로 보이는 운전자는 “사업을 하다 망해서 돈이 없다”면서 “죽지 못해 살고 있는데 무슨 자동차세냐”고 하소연 했다.

운전자와 실랑이 끝에 단속팀은 해당 차량의 번호판을 영치했다.

이어진 단속에 적발된 체납자들의 반응도 호통에서부터 발뺌까지 천차만별이었다. 10시 33분경 체납횟수 3회에 38만원 가량 미납으로 적발된 60대 한 남성은 “일용직을 해가며 힘겹게 먹고살고 있는데 무슨 세금이냐”면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나 같은 서민을 죽일 셈이냐”고 얼굴을 붉혔다.

경찰의 정차 신호를 무시하고 도주를 한 체납차량이 즉시 출동한 경찰차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밖에도 50대 한 여성은 “내 차가 아니라 친구 차다. 과태료에 대해서는 모른다”며 둘러대는가 하면, 30대 한 남성은 “회사 차라서 회사 측과 얘기하라”고 우기는 등 체납 세금과 과태료를 내지 않으려는 시민들의 변명은 제각각이었다.

이날 펼쳐진 단속을 통해 교통과태료 미납으로 번호판이 영치된 차량 4대를 적발했으며 자동차세를 미납한 차량 23대를 영치해 총 1500만원 가량을 징수했다.

길재식 대전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지속적인 단속과 홍보를 병행하며 과태료 등 체납차량 근절을 위해 힘쓰겠다”면서 “자발적인 과태료 납부 유도로 시민의 성실납세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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