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간> 힘의 포획

지금, 한국비평의 현실은 과연 어떠할까? 문학의 위상이 계속해서 줄어드는 동시에 칭찬의 비평과 주례사 비평으로 전락한 당대 한국비평의 위기상황 속에서도, 저자 오길영 문학평론가는 무엇보다도 비평가가 본래 갖고 있는 문학에 대한 책무를 놓치지 않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바로 텍스트를 섬세하게 읽어낼 것과 더불어 텍스트를 둘러싼 사회, 문화, 역사적 맥락을 함께 읽어내는 일이 중요하다는 요지다.

이에 이번 비평집 '힘의 포획'은 이러한 비평의식에서 출발해 한국문단의 현실과 비평의 본질에 대해 되짚고 다시 살펴보고자 한다.

이 책은 크게 4부로 나뉜다. 1부에서는 한국문학공간에서 제기되는 쟁점들을 다루고 있으며, 2부에서는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의 관계를, 3부는 건강한 시민문학과 예술이 기능하기 위해 갖춰져야 할 한국 문화의 토대에 주목했으며, 끝으로 4부는 신문과 잡지에 기발표된 한국작가와 작품론을 논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의 글들은 대체로 문제를 제시하고 쟁점을 예각화하려는 '논쟁적' 성격을 띤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비평은 곧 비판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문학비평계에서 비평가란 사실상 출판자본에 종속돼 예쁘게 작품을 포장하는 '문학코디네이터'로 전락한지 오래이다.

저자는 비평에는 객관성이 존재하지 않으나 독자대중과 비평가들이 주관성이 만나 새롭게 형성되는 객관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객관성이 부재한 한국의 비평현실에 대해 씁쓸함을 감추지 않는다.

문학 비평의 쇠락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로 당면한 지금, 다시 비평과 비평가의 본질은 무엇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비판정신을 잃지 않은 비평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환기하고 있다.

(지음 오길영/ 산지니/ 2만 5000원)

강은경 기자 ekka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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