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구출작전중 순직
건립비 세웠지만 존재 몰라
대전역 동광장에 추가 건립
추모의 벽 주변 공원 조성

▲ 경부선 철로인근에 위치한 김재현 기관사의 순직비. 국가보훈처 제공
6·25전쟁 당시 미 제24사단 윌리엄 딘 소장을 구출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쳤던 ‘철도 영웅’ 고(故) 김재현 기관사의 동상과 참전 철도공무원 287명을 기리는 추모의 벽이 대전역 동광장에 건립된다.

22일 대전보훈청 등에 따르면 6·25전쟁에서 희생된 김 기관사를 추모하기 위한 순직비가 1962년 12월 5일 경부선(철도) 서울기점 190.8㎞, 대전 남쪽 24.5㎞ 지점에 건립됐다.

그러나 이 곳은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기차가 수시로 이동하고 있어 안전상의 이유로 허가 없이는 진입이 제한되고 있다. 이 때문에 대전시민 대부분은 6·25전쟁 당시 용맹스러움을 떨쳤던 그의 순직비 존재 여부에 대해서 모르고 있는 상황이다.

김 기관사는 1950년 7월 20일 북한군에 의해 고립된 딘 소장을 구출하기 위해 현재영, 황남호 기관사와 미 특공대원들과 함께 작전에 참가한 인물이다.

미 24사단은 북한군과 ‘대전시가전지’ 등의 전투를 벌이다 영동으로 후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딘 소장이 길을 잃고, 낙오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당시 미군은 딘 소장이 대전역 주변에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당시 이원역에서 대기 중이던 김 기관사 등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김 기관사는 자신의 동료 기관사들과 함께 기차를 움직였고, 그 기차는 충북 옥천~대전 동구 세천 구간을 지날 무렵 판암동 산기슭에 매복해 있던 북한군의 집중사격을 받게됐다. 북한군의 사격으로 김 기관사는 전신에 8발의 총탄이 관통됐고 달리는 열차에서 산화하고 말았다.

6·25전쟁이 끝난 뒤 1962년 철도청은 김 기관사가 순직한 것으로 알려진 위치(대전~세천간 선로 변)에 그의 순직비를 세워 그의 공적을 기렸다. 정부는 1983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장교 묘역에 그의 유해를 이장하기도 했다. 철도인으로는 처음으로 현충원에 안장된 것이다.

대전보훈청은 오는 9월 18일(철도의 날) 대전역 동광장에 김 기관사의 넋을 추모하기 위한 동상을 추가로 건립키로 했다.

김 기관사처럼 6·25전쟁 당시 참전해 전사한 철도공무원 287명을 기리는 추모의 벽도 설치한다. 추모의 벽 주변은 시민들이 호국정신을 느끼며 쉴 수 있도록 작은 공원으로 꾸며진다.

이명현 대전보훈청장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영웅들을 우리는 가슴속에서 잊지 말아야 한다”며 “김 기관사의 동상은 대전시민들이 많이 찾아볼 수 있도록 철도의 날을 기념해 대전역 동광장에 건립된다”고 말했다.

이호창 기자 hclee@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