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대흥동 ‘양지식당’
메밀 특유의 향긋함과 쫄깃한 면발
깊은 육수에 매운듯 상쾌한 맛 일품
유부우동·모듬초밥도 꼭 먹어봐야

▲ 양지식당 30년 전통메뉴인 시원한 메밀국수.
무더운 여름. 시원한 메밀국수가 간절해지는 순간이 온다. 그럴 때는 ‘양지식당’이 적격이다.

양지는 대흥동 성모오거리 한 곳에서 30년 세월을 보낸 일본음식 전문점이다. 소박하지만 정갈한 외관은 이 집의 맛을 그대로 표현하는 듯 하다.

이 집의 모리소바(메밀국수)는 그만큼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수준급의 음식을 내놓는다. 양지표 모리소바의 겉모습은 다른 곳의 소바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일단 맛을 보면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비범함’이 우려나온다. 국수의 경우 주문과 동시에 삶아내는 탓에 탄력이 남다르다. 다른 곳 같은 경우 음식을 빨리 내기 위해 면발을 미리 삶아두는 곳도 있지만 양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덕분에 쫄깃한 면발과 메밀특유의 향긋함이 식사가 끝날 때까지 유지된다.

입 안에 넣고 몇 번을 씹은 뒤에도 찰기를 띤다. 면발도 면발이지만, 양지 소바의 가장 큰 차별점은 뭐니뭐니해도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쯔유(국물)에 있다. 쯔유는 다른 곳에 비해 진한 편인데, 훌훌 넘기다보면 매운듯 상쾌한 뒷 맛이 이색적이다.

정연화(65·여) 사장이 30년에 걸쳐 발전시켜 온 양지만의 맛으로, 기자의 끈질긴 물음에도 끝내 밝히지 않은 비법이 담겨 있다. 모리소바만으로 배가 차지 않는다면 참치와 날치알, 새우 등이 한 데 나오는 ‘모듬초밥’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밥은 적당히 고슬고슬해 목넘김이 부드럽다. 참치 등 주재료도 정 사장의 특별관리로 부드러우면서도 신선한 맛을 유지해 밥알과 함께 사르르 녹는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을 원한다면 유부우동 또한 일품이다.

멸치다시마와 청주, 진간장을 기본으로 만들어진 육수는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소바 쯔유의 경우와 달리 우동 육수는 다른 곳에 비해 연한 편이다.

하지만 정 사장의 특별 소스가 들어간 탓에 연하지만 ‘싱겁다’는 느낌은 들지않는다. 우동 면의 탄력 역시 상당하고 두툼해 유부와 함께 집어먹으면 씹는 맛이 더 없이 좋다.

모리소바 6000원, 모듬초밥 8500원, 유부우동 5000원에 만나보자.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표> 맛집 별점
★★★
자꾸 먹을수록 매력 있는 맛
서비스 ★★★
가격에 비해 다소 양이 부족할 수도
청결 ★★★★
주방오픈의 자신감. 위생관리 철저
가격 ★★★★
싱싱한 신선도와 정성… 적정한 가격
접근성 ★★★
주차장 없고 중앙로역에서 도보 3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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