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김일순 경제2팀장

최근 중국 경제를 관통하는 핵심 화두는 ‘신창타이(新常態)’다. 신창타이는 영어인 ‘뉴 노멀(New Normal, 새로운 기준)’을 한자로 번역한 말이다. 뉴 노멀은 저성장과 저소비, 저금리 등이 일상화된 장기적인 경기 침체 상황을 지칭한다.

뉴 노멀이란 표현은 2000년대 초반 미국에서 IT(정보기술) 버블 붕괴 이후 경제 상황을 설명하면서 처음 등장했다. 이후 2008년 미국의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언급됐고, 2013년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가 IMF경제포럼에서 선진국 경제가 구조적인 장기 정체에 빠진 상황을 뉴 노멀로 규정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중국의 발전은 중요한 전략적 기회를 맞고 있다”며 저성장과 성장률 하향 조정을 예고하는 뉴 노멀 시대 진입을 공식 선언했다. 시 주석은 “경제의 발전단계 특성을 바탕으로 신창타이에 적응해 신뢰를 키워야 한다”며 성장 속도를 고속에서 중속으로 전환하고 체질 개선과 구조조정을 통한 전면적인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또 지난 3월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연차총회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신창타이에 들어선 중국 경제는 성장률에만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의 구조조정을 중요한 위치에 놓고 개혁과 개방을 더욱 심화시켜 나가겠다"고 새로운 성장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신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건설)’ 전략과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 설립도 뉴 노멀화와 궤를 같이하며 장기적이고 광범위한 방식으로 성장의 질을 한층 더 높이기 위한 경제구조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문가 중에서는 중국이 뉴 노멀화로 경제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물가상승 등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어, 경제구조의 패러다임 변환에 대한 성공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중국 경제의 뉴 노멀화는 한국 경제와도 직결돼 있다. 특히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충남지역 경제에는 부정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발표한 중국 경제의 뉴 노멀화가 충남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충남지역의 중국 수출길에는 이미 빨간 경고등이 켜졌다.

올해 1분기 충남지역의 대중국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1%로 부진했는데, 전국 평균이 -1.5%임을 감안하면 그 어느 곳보다 심한 타격을 입었다. 제품별로는 반도체(-38.8%)와 석유화학제품(-23%) 수출이 부진했다. 충남지역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5.1%에서 올해는 42.6%로 축소됐다.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중간재 수출 등 가공무역에 편중돼 있어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등 구조적인 변화가 충남지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고 있다.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중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로 구조변화가 빠르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충남지역 수출이 큰 폭으로 호전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경제의 뉴 노멀화에 따른 기회요인을 극대화하면서 부정적인 영향은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이 시급하다. 더 늦기 전에 지자체와 정책 연구기관 간 공조체제를 공고하게 구축해 뉴 노멀화의 성격과 범위, 속도 등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효율적인 대응안을 마련,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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