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연구원 사상체질 분석, 120년만에 11% 줄어들어

한국인의 체질이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태양인·태음인·소양인·소음인 등의 사상체질로 분석한 결과, 약 120년 전보다 태음인은 준 반면 소양인과 소음인이 증가한 것으로, 급격한 사회변화에 따른 인구구조의 변화가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KIOM) 미병연구단 진희정 박사팀은 우리나라 국민 약 4000명을 대상으로 사상체질 분포를 분석한 결과, 태음인 39.2%, 소양인 33.7%, 소음인 27.1%, 태양인은 극소수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19세기 말 사상체질의학의 창시자인 이제마가 저술한 동의수세보원과 비교했을 때 많은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1894년경 저술된 동의수세보원은 태음인 50%, 소양인 30%, 소음인 20%, 태양인 극소수라고 기록돼 있다.

즉, 120년만에 태음인은 10.8%포인트 줄었고, 소양인과 소음인은 각각 3.7%포인트와 7.1%포인트가 증가했다. 이번 사상체질 분석은 한의학연의 체질정보은행을 기반으로 조사됐다.

한의학연은 2007년부터 9년 간 연구원을 중심으로 전국 주요 한의과대학병원, 한의원, 지역사회 코호트(cohort), 국외 연구기관 등 총 29개 기관 및 단체(집단)와 함께 다기관 임상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 네트워크를 통해 약 1만 6000여건의 사상체질 임상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체질정보은행(KCMB, http://kcmb.kiom.re.kr)을 구축했다.

진 박사팀은 체질정보은행에서 한의사의 1차 진단과 한약처방 체질 감별법(체질별 한약처방을 복용한 후 체질을 감별하는 방법)을 통해 체질이 확진된 약 4000여명의 정보를 바탕으로 직접 표준화법을 활용해 한국인의 체질분포를 분석했다.

진 박사는 “체질 분포에 대한 첫 객관적 자료인 이번 분석결과가 동의수세보원과 차이가 나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한국전쟁과 산업화 등 급격한 사회적 변화를 겪으면서 한국인의 인구구조가 변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