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으로 생육차질·병해충발생 낮은 강수량에 농업용수도 비상

올 상반기 충남 축산농가를 움추리게 했던 구제역이 잠잠해지자 이제 폭염이 충남 농가들을 울상짓게 하고 있다.

때이른 고온현상이 지속되면서 농작물 생육에 차질을 빚으며 병해충 발생률이 높아지는가 하면 일부 축산농가들은 구제역 방제의 피로도가 채 가시기도 전에 가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28일 충남 농가들에 따르면 최근 폭염이 이어지면서 농작물, 가축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이달들어 충남도내에 30도가 넘는 고온현상이 지속되면서 농작물의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이같은 고온현상이 내달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면서 농가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선 본격적인 모내기철을 맞이하면서 못자리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모내기를 한 농가들은 한시름을 덜었지만 아직 모내기를 하지 못한 농가들은 농업용수 부족과 모 끝이 타들어가는 현상이 발생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아직까지 농업용수 공급이 부족한 수준은 아니지만 앞으로 폭염이 지속될 경우 원할한 공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못자리 관리도 낮과 밤 기온차가 커 자칫 관리를 잘못하다 한해 농사를 망칠 수 있다는 농민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충남 예산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강모(61)씨는 “최근 낮고 밤의 기온차가 너무 커 밤에는 비닐하우스를 씌우고 낮에는 벗기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며 “자칫 관리를 잘못해 모 끝이 타들어가기라도 한다면 모내기 철을 놓쳐 한해 농사를 그를칠 수 있어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밭작물과 과수농가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최근 강수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때이른 무더위가 함께 찾아오자 농가들마다 양수기 등 관정장비를 총동원 해 밤낮으로 물을 대는 '물과의 전쟁'이 현실화 되고 있다.

이는 고추 등 밭작물 등의 생육부진 현상으로 이어지면서 수확량 감소로 나타나고 있는데다가 깨 등 일부 작목은 파종조차 하지 못해 영농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 복숭아, 파프리카 등 과수, 시설채소 농가들도 작물에 이상이 생길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양돈농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돼지는 땀을 외부로 배출시키지 못하는 특성이 있어 더위에 취약한 탓에 농가주들은 폭염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충남 홍성에서 돼지를 사육하는 이모(59)씨는 “올들어 돼지 구제역으로 수개월째 고통의 하루하루를 보냈는데 곧바로 폭염이 밀려오면서 또 다른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며 “내달까지도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돼지들이 사료를 먹지못하고 생육이 늦어지는 현상이 점차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홍표 기자 dream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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