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 “교명 변경 전통 단절 우려”
학교 “내부 협의로 유지 가능”
전교조 “변경 싫으면 전환 포기”

대전고등학교의 국제고등학교 전환에 대한 교육부 심사일정(내달 20일 이전 최종결정)이 다가오면서 일부 동문들 사이에서 학교의 정체성 변화와 전통의 단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7일 대전고와 전교조 대전지부 등에 따르면 대전고 총동창회장은 지난 21일 현 대전고 교장에게 ‘대전고 교명 등 정체성 우려에 답변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공문은 대전고의 국제고 전환이 최종 승인될 경우 교명변경에 대한 교육부 또는 교육청의 요구를 학교 측이 거부할 수 없지 않겠냐는 일부 동문들의 우려에 대한 학교 측의 정확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같은 동문들의 우려에 대전고 측은 특목고 전환이 확정되더라도 현재의 대전고 정체성(교명, 교훈, 교가, 졸업기수 등)을 훼손하는 어떠한 변경계획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교육청 및 교육부, 기타 세력 등의 교명 변경 등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단호히 반대할 것이라는 내용의 회신을 보냈다.

김현규 대전고 교장은 “대전과학고도 과학영재학교로 바뀌는 과정에서 교명 변경에 대한 동문들의 반발이 심해 교명을 그대로 유지했던 것처럼 대전고도 동문들의 뜻을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며 “교명을 바꾸는 것은 시의회를 거쳐야 하지만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내부 협의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학교 측이 이처럼 대전고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전달했지만 동문들의 불안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현재 대전고 총동창회 홈페이지에는 국제고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동문들의 의견수렴이 부족했다는 지적과 함께 전환에 대해 반대하는 글도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한 동문은 “학교의 최종책임자가 교장이기는 하지만 이 분이 10~20년을 넘게 근무하면서 끝까지 교명을 사수할 수는 없지 않겠냐”면서 “늦었지만 (국제고 전환에 대한)조금 더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 면밀한 검토 후에 진행키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교명 변경 여부는 학교장이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라 시의회 의결이 필요한 사항”이라며 “국제고 전환은 일반고로서의 대전고와 단절하고 특수목적고인 국제고로 새출발 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제고로 전환될 경우 당연히 ‘대전국제고등학교’라는 교명을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명을 바꾸는 게 싫다면 지금이라도 국제고 전환을 포기하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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