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박 진 환 정치팀장

'어디 참신한 인재 없나요?'

최근 여·야 할 것 없이 모든 정당들이 인재 찾기에 여념이 없다. 참신하면서도 청년 또는 여성, 장애인, 과학기술 등 사회적 소수 계층을 대변하거나 우리 사회가 새롭게 지향해야할 부분을 대표하는 그런 인재를 찾고 있다. 이는 기존 정당들이 '보수'와 '진보'라는 낡은 프레임을 깨고, 국론통합과 쇄신, 변화와 혁신, 국민의 정서를 대변하는 정당으로 탈바꿈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일련의 정치적 행사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인재영입위원회 등과 같은 조직을 꾸렸으며, 그동안 인재영입의 주 채널이었던 관료계와 법조계, 언론계 등을 넘어 기업, 시민사회단체, 과학기술계 등으로 외연을 확장하거나 추진을 계획 중이다.

정치권의 최대 화두인 '통합'과 '쇄신'이라는 대명제를 달성하고, 내년 총선과 대선의 승리를 위한 첫 걸음이라는 판단에서 이 같은 인재영입 욕구는 앞으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정통 보수를 자처하는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젊고, 참신한 인재를 영입해 '우리가 변화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고, 새정치민주연합 등 진보적 색채가 강한 야권에서는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동시에 전문가 그룹과 소통한다'는 정치적 신호를 보낼 수 있다.

충청권도 예외는 아니다. 과거 영·호남이라는 지역적 대결 구도에서 충청권은 항상 소극적 캐스팅 보트 역할에 머물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13년을 기점으로 충청권 인구는 호남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대전과 세종, 충남·북에 거주하는 인구수는 모두 532만 9140명으로 호남(525만 3224명)을 뛰어넘었고, 앞으로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인구 수 증가에 발 맞춰 국회의원 선거구 증설이 현재 논의되면서 자신의 지역구에서 활동 중인 기존 정치인을 대신해 새로운 인물들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특정정당이 독식하는 것을 피한 충청인들의 표심을 고려해보면 새롭고 참신한 인재 영입은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사안이다. 여기에 여·야 모두 생존을 위한 전략적 측면에서는 각기 다른 생각을 갖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당'으로 변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각 당의 입맛에 맞는 인재 영입 욕구는 한층 강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정치가 패거리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참신한 인재 영입은 더디기만 한 것 역시 작금의 현실이다. 새누리당의 경우 친박이냐, 비박이냐를 놓고, 새로운 권력투쟁 양상이 드러났고, 새정치민주연합도 친노계로 불리는 주류와 비주류계 간 치열한 정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문제는 여권과 야권 모두 '환골탈태한 후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하지만 내부의 치열한 계파 투쟁은 끊이질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인재가 유입된다고해도 누구 사람 인지부터 따지는 정치 문화로 인해 정치 신인으로 불리는 이들 인재들은 몇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정치계를 떠나게 된다.

또 정당들 역시 총선과 대선, 지방선거 등 선거기간이 끝나면 언제, 누가 그랬는지도 모르게 이들 인재들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토사구팽이 매번 반복됐다. 결국 지역사회에서 덕망을 쌓고, 자기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춘 참신한 우리 인재들이 계속된 구애에도 정치권에 발을 들이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제 우리 시대의 제갈량을 삼고초려해 모신 유비의 현명함과 끈기,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경심을 기성 정치인들이 배워야할 때가 왔다. 국론분열과 경제위기, 리더십의 상실이라는 범국가·민족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비전과 해법을 갖춘 지도자, 인재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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