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위 “구의회 35억원서 25억 낮춘 이유 용납 안돼”
류택호 의장 “자치위 행동 없어… 공인된 기관이 협상해야”

웅진씽크빅과의 갈등으로 얼룩진 동구 국제화센터 투자비 문제가 집안싸움으로까지 번질까 우려된다.

웅진 측으로부터 ‘35억원을 받아내야 한다’는 구 주민자치위원협의회와 ‘10억원 규모의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류택호 의장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웅진은 국제화센터를 위탁운영 중이던 지난 2010년, 소속 외국인강사의 성관계 동영상 유포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에 따른 구 의회 행정사무조사에서 ‘국제화센터 투자비 중 35억원을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주민자치위원협의회는 이 내용을 들어 웅진 측에 35억원 환원을 요구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웅진홀딩스 본사로 350명 규모의 ‘상경항의집회’를 가진 이들은 이달 말~내달 초 또 다시 웅진 측을 찾을 계획이다.

문제는 이런 상경집회가 구의회와 웅진 측의 ‘협상 내용’에 반발해 이뤄졌다는 점이다. 류택호 의장에 따르면 그는 이달 초 웅진 측과의 협상을 통해 갈등을 마무리짓는 조건으로 35억원이 아닌 10억원(4억원 현금, 6억원 상당의 현물) 지급을 논의한 바 있다.

주민자치위원협의회는 이 협상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라는 입장이다. 윤종명 가양2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애초에 35억원을 약속했던 부분인데 이를 대폭 줄인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더군다나 주민자치위에서는 2월부터 웅진 측과 대화를 추진했는데, 중간에 합류한 류 의장이 우리를 배제한 채 단독 대화에 나섰다”고 토로했다.

류 의장은 ‘주민자치위원협의회와 웅진 측의 대화는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주민자치위가 먼저 대화를 시도하려 한 것은 맞지만 실제 행동에 나서지 못했다”며 “사실 구나 의회 등 공인된 기관이 나서는 게 맞고, 이에 따른 내용을 주민자치위에 보고하기도 했다”고 항변했다.

주민자치위와 류 의장 등이 갈등조짐까지 보이면서 집안싸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구의 한 공무원은 “지금은 지역을 위해 힘을 모아도 모자른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둘의 의견차와 불신이 커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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