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행정부 소통 비효율성 지적, 공무원 출장비용 75억원 넘어
청사 화상회의실 23곳 사용 미미, 정치 일각 ‘국회 분원’ 설치 제기

▲ 작년말 3단계 이전 완료로 정부 부처의 '세종청사시대'가 본격 열렸지만 공무원들의 잦은 국회 출장에 따른 업무 비효율 문제는 좀처럼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통근버스로 출근하는 세종청사 공무원들. 연합뉴스
정부 부처의 '세종 청사시대'가 개막됐지만 입법부와 행정부의 소통 비효율성·재정 낭비·인력 낭비에 대한 대책 마련이 2단계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종시에서 입법 활동이 가능하도록 '국회 분원'을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시 개진되고 있다.

2012년 1단계로 기획재정부 등 6개 부처, 2013년 2단계로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5개 부처가 세종시에 자리 잡았고, 지난해말 3단계로 국세청, 법제처 등 5개 부처와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세종시 합류로 세종청사시대가 활짝 열렸지만 공무원들의 잦은 국회 출장에 따른 문제점은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17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에만 세종시의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서울 출장을 위해 길에 뿌리고 다닌 돈이 75억원을 넘는다. 이 기간 세종시에 위치한 13곳 중앙행정기관 공무원들이 지출한 출장비용은 총 75억 6926만원이며, 이중 상당 부분이 서울과 과천 청사, 국회 등을 오가는데 지출된 것.

기관별로 보면 국토교통부가 9억 7126만원을 지출해 가장 많았고, 환경부(8억 8815만원), 보건복지부(7억 2985만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연간 규모로 환산하면 한해 출장 비용만 150억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서울까지 KTX를 이용해 출장을 가는 공무원도 한 달에 5000명이 넘는다. 코레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세종시의 14개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5037명이 평일 업무시간(오전 9시~오후 6시)에 세종시(오송역)에서 서울까지 KTX를 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부터 이용자를 모두 합치면 3만 2096명으로 하루 평균 223명꼴이다. 재작년 1년간 세종시에서 서울로 KTX를 이용한 공무원 수 2만 8807명을 벌써 훌쩍 뛰어넘었다.

세종시 입주 초기인 재작년 1월에는 업무시간에 세종시에서 서울로 이동한 공무원이 1456명에 불과했지만 약 3.5배로 증가한 것.

세종과 서울을 오가는 비효율성이 문제가 되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취임후 국장급 간부들에게 가급적 세종시에 머물라고 지시했고 국토교통부는 과장급 직원의 외부회의 참석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하지만 국회의 요구에 따라 서울로 향하는 공무원들의 출장행렬은 줄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원거리 출장에 따른 행정 비효율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종청사에만 23곳에 화상회의실을 마련했으나 그 이용실적은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 세종과 과천청사 간 화상회의 실적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 비효율성 문제가 끊임없지 제기되자 충청권 의원을 중심으로 정치권 일각에서는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설치하자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고, 행정부쪽에서도 이 같은 목소리가 제도화되기를 바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지난해 권선택 대전시장, 이춘희 세종시장, 이시종 충북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등 충청권 4개 시·도 광역단체장은 건의문을 통해 국회 분원 ·청와대 제2집무실 세종시 설치에 같은 목소리를 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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