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여행]조동욱 충북도립대학 교수

가우스에 대해선 자주 언급이 되지만 나에게 수학의 황제를 한 명 꼽으라 한다면 지체 없이 가우스를 꼽을 것 이다. 응용수학, 순수학문 등 못하는 분야가 없던 사람이었다. 산술평균과 기하평균의 관계, 복소평면, 이항정리, 가우스 분포 등 중·고교 시절에 배운 수학의 상당 부분이 가우스의 업적이다.

벽돌공의 아들로 태어나 페르디난트 공작의 도움으로 공부하게 된 가우스는 어린 시절부터 수학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일례로 초등학교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낸 수학문제 1+2+3+…+100의 합을 구하라는 문제를 단 번에 푼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즉, 이를 1+100= 101, 2+99= 101, 3+98= 101, 4+97= 101… 등으로 해서 101×50=5050의 답을 구해 낸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고등학교 1학년 때 배우는 등차수열(차가 일정한 수열)의 합을 구하는 공식이 된다. 다시 말해 1+2+…+n= n(n+1)/2의 공식이 되는 것이고 가우스가 푼 문제는 n=100에 해당하는 문제이다 보니 100(100+1)/2=50×101=5050이 된 것이다.

여기서 하나 더 박 대통령이 롤 모델로 삼는 엘리자베스 1세에 대해 알아보자. 엘리자베스 1세는 독신으로 산 사람으로 당시 최강이었던 스페인 왕자의 청혼을 거절하면서 스페인 무적함대의 공격을 받았지만, 이를 침몰시키고 영국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만든 사람이다.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월터랠리라는 애인을 뒀는데, 이 사람이 탐험가였다. 그런데 탐험을 할 때 가장 중요했던 것은 배 안에 남아 있는 포탄의 수였으며 이를 위해 수학자를 데리고 다녔다. 이 수학자는 포탄을 삼각형 모양으로 쌓았다. 맨 아래에 10개의 폭탄이면 그 위층은 9개, 또 그 위층은 8개씩으로 포탄을 쌓는다면 포탄의 개수는 10+9+8+7+…+1이 되며 몇 층까지 포탄이 남아 있는지만 파악하면 일일이 포탄의 개수를 세지 않아도 그 수를 알게 된다. 하기야 월터랠리가 발견한 미국의 주가 버지니아주다. 이 뜻은 처음 발견이라는 뜻으로 버진(virgin)에서 유래된 주 이름이다. 가우스와 엘리자베스 1세, 등차수열의 합을 구한 것에서 닮은 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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