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포럼]김수경 우송정보대학 호텔관광과 교수

5월은 축제의 계절인가, 축제의 무덤이 될 것인가?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2015년 문화관광축제'를 월별로 살펴보면 모두 44개의 지정 축제 중 5월에 개최되는 축제는 문경찻사발축제(최우수축제, 2억 5000만원 지원)를 포함해 6개로 44개의 지정 축제 중에서 13.6%를 차지했다. 반면 10월에 개최되는 축제의 경우 김제지평선축제(대표축제, 5억원 지원)를 필두로 모두 14개가 지정되어 가장 높은 31.8%가 지원 받게 됐다. 물론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돼야만 진정한 축제라고 단언할 수 없지만 대표축제, 최우수, 우수, 유망축제로 지정돼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흔히 보도를 통해 대한민국의 축제가 5월과 10월에 집중돼있어 축제의 시즌별 분산화를 꾀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접하곤 한다. 그러나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된 결과에서 보듯 사실 5월의 축제는 10월의 축제에 비해 질적으로 밀리고 있는 것을 자료로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심지어 5월에 개최되는 축제는 8월에 개최(15.9%)되는 축제보다도 밀리고 있어 5월이 과연 축제의 계절인가? 아니면 제대로 된 축제가 없는 것인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실정에서도 5월에는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축제들이 열리고 관광주간(5월 1일~14일)을 맞아 관광객들을 맞이할 차비를 하고 있다. 필자가 살고 있는 대전에서도 5월 8일~10일간 유성온천문화축제와 대전시 우수축제로 지정된 계족산맨발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혹자는 한 도시에서 같은 날에 축제를 두 개나 개최할 이유가 있겠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성격을 살펴보면 자치단체와 기업에서 개최하는 축제이다 보니 금년도 축제 일정의 조정은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하이브리드문화콘텐츠시대에는 사람들의 욕구가 다변화되고 지자체나 기업들간에도 경쟁이 심화되는 과정속에서 상이한 두 개념 이상의 요소들이 융합적으로 얽혀 공존해 나가면서 통합과 재구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필자는 계족산맨발축제에서 힐링하고 유성온천문화축제에서 웰빙하기를 제안해 본다. 축제를 준비하는 유성구와 맥키스컴퍼니도 얼마남지 않은 기간에 두 축제가 서로 상생하고 축제장에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힐링과 웰빙을 동시에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시스템적인 힐빙(healing+well-being의 합성어) 축제프로그램을 만들어 주기를 주문해 본다.

그리고 2016년에는 유성구와 맥키스컴퍼니의 관계자가 조력해 축제의 콜라보레이션, 국내 최초의 5월 힐빙축제를 이끌어 낸다면 질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5월의 대표축제로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이러한 축제의 콜라보레이션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축제의 불모지라는 불명예를 가지고 있는 대전시가 나서야 할 때고 지자체와 기업이 협조해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전의 축제 정책이 하이컨셉을 구현하기 위해서 축제 디자인 능력, 공감을 이끌어내는 축제 스토리텔링, 축제장 구성능력, 이질적인 조각들을 서로 결합하는 콜라보레이션, 즐길 줄 아는 여유, 의미와 만족을 추구하는 정신 등의 능력이 가능할 수 있도록 축제 총감독제를 적극 검토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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