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59명중 21명 감염증세, 3주동안 영업계속… 비난일어, 조리원 “병원치료 조치했다”

대전 서구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 수십명이 감기에 걸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해당 산후조리원은 신생아들의 감기증세가 잇따랐지만, 무려 3주동안 영업을 지속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키우고 있다.

26일 해당 산후조리원과 서구보건소 등에 따르면 지난 2일~22일까지 서구 한 산후조리원에 입실해 있던 영아 59명 중 21명이 코막힘 등 감기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 중 영유아 2명은 폐렴 확진을 받아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호자들은 “산후조리원 관리 부실로 아이들이 집단 발병했다”며 원장을 상대로 항의하는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해당 산후조리원을 이용한 한 산모는 “내 아이만 감기에 걸린 줄 알고 전전긍긍했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같은 산후조리원에서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신생아가 한 두명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산모는 “조리원에 들어간 지 일주일 정도 됐을 때 아이의 기침 소리가 이상했다”며 “약을 먹여도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폐렴 판정을 받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산후조리원은 모자보건법에 따라 임산부나 신생아에게 감염 또는 질병이 의심되거나 발생한 경우에 대해 즉시 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한다.

그러나 해당 산후조리원은 감기증세가 있는 신생아들이 잇따랐지만, 20여일간 영업을 지속해왔다.

해당 산후조리원 관계자는 “당시 신생아들의 상태가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감기 증상이 있는 신생아들을 격리 조치하고 병원 치료를 받게 했다”며 “하지만 신생아들이 비슷한 증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고 아이들의 건강이 우선이라는 점에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서구보건소는 해당 조리원이 규정에 따라 환자 이송 보고를 하는 등 특별한 위반 사항이 없어 행정처분을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해당 조리원은 산모와 신생아들을 모두 퇴소시켰고, 일주일 정도 소독 등 점검을 실시 한 뒤 영업을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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