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규 서예이야기]

상왕조의 31대 제왕인 자수신(子受辛)은 달기의 치마폭에 빠져서 천하를 다스리는 일을 아주 쉽게 생각하면서 포악하게 행동했다.

그로 인해 은왕조의 권위는 날로 땅에 떨어졌고 구후, 악후, 서백이라는 자수신의 대신 세명 중 구후와 악후는 진언하다가 죽임을 당했으며, 서백은 감옥에 갇혀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다가 겨우 풀려나 목숨만 부지했다. 그러던 중 은왕조가 패망해 주문왕이 즉위하게 되자 천하의 반은 그의 수중에 들어갔다. 바로 그 무렵 여상 태공망(太公望)은 북쪽 강가에서 낚시하고 있었다. 그는 주문왕이 덕이 높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그곳에서 낚시질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주문왕이 많은 군사를 이끌고 이웃 나라를 진격해 800여명의 제후와 회동하고 있을 때 주문왕은 태공망에게 물었다.

“승산이 어떠하오.”

“폐하! 8할쯤 됩니다.” 태공망의 말(言)이 떨어지자 주문왕은 군사를 돌려고 말았다. 실패할 일이 2할이었기 때문이었다.

한 사람의 어려움이 전체의 어려움으로 변할 수 있기에 10할의 승률이 돼야만 최고의 업적을 얻었다고 생각되기에 군사를 돌린 이유가 민주주의의 원칙과 같다고할 수 있다.

우리는 모든 일에서 8~9할은 성공이라 하지만, 국방이나 생명을 위한 일에서는 항시 10할이 돼야 나랏일이 평안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조금의 오차도 생기지 않도록 철저한 사전 계획과 실행 속에 언행일치(言行一致) 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 최고가 되도록 득도다조(得道多助)함은 물론 주변에서 선망하는 인물로 일상생활을 만들어가야 한다.

<국전서예초대작가·前대전둔산초 교장 청곡 박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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