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관내 원하는 학교 배정 안돼 ‘배정 포기서’ 쓰고 유턴 … 올 18건
학군 관련 조회 수천건 … 의견분분

아산에 위치한 주상복합아파트 '와이시티' 일부 학생들의 위장전입이 천안지역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것으로 속속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위장전입 문제와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어 관계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26일 천안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교육지원청의 중학교 신입생 공개추첨을 마치고 아산으로 재배정을 신청하는 건수는 지난해 19건, 올해 현재까지 18건으로 파악됐다. 재배정은 당초 학생이 다니던 지역에서 중학교를 배정받고 난 후 이사로 거주지를 이전 할 때 '배정 포기서'를 작성하고 신청하는 것이다.

교육당국은 이러한 재배정 신청이 편법을 써서라도 천안 불당동 인근 중학교로 진학을 원했던 아산 일부 학부모가 뜻을 이루지 못하자 유턴한 영향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와이시티에서 위장전입을 하더라도 천안불당중·월봉중·쌍용중으로 배정받지 못하면 통학거리가 3㎞에 달하는 천안봉서중·계광중·서여중 가운데 한 곳의 학교를 다녀야 한다. 그러나 아산 설화중에 다닐 경우 통학거리가 1㎞ 가량 줄어드는 것은 물론, 아산시에서 운영하는 '등교형 마중버스'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아파트가 밀집한 불당동과 쌍용동 지역 학부모들은 통학거리 때문이라도 가까운 곳 학교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앞선 6개 학교가 포함된 '서부 제2구역 1지망 현황'을 보면 천안봉서중 50명, 계광중 33명, 65명 등으로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결국 아산으로 유턴이라는 차선책이 있는 와이시티 학부모들과 달리 자녀를 먼 곳의 학교로 보낼 수밖에 없는 천안 학부모들의 불만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교육지원청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위장전입 사례 제보나 불만을 토로하는 학부모들의 민원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내용은 인터넷 주요 포털사이트 커뮤니티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천안아산 부동산 또는 내집마련 등의 커뮤니티에 올라 온 와이시티 학군문제와 관련된 글에는 5000여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답글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한 네티즌은 "교실이 남아도는데 못 오게 한다면 천안 사람들이 이기적인 게 맞지만 불당동 주민들도 자기 집 앞 중학교에 못 보내고 멀리 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행정구역 없이 근거리 배정이 정답"이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대다수는 "위장전입 문제가 표면 위로 나온 만큼 이번 기회에 담판을 지을 필요가 있다. 어른들의 욕심으로 아이들이 곤욕을 치른다. 아이들에게 상처가 없었으면 한다"고 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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