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작가 탄생부터 은퇴까지]
1998년 ‘보고 또 보고’로 명성
연이어 ‘인어아가씨’도 큰인기
2005년作부터 막장설정 논란
절필 소식에 여론 다수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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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부터 ‘보고 또 보고’(1998년) ‘인어아가씨’(2002년) ‘하늘이시여’(2005년) ‘오로라공주’(2013년)
▲ 임성한 작가
스타 드라마 작가 임성한(55)이 지난 23일 MBC TV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를 마지막으로 펜을 놓겠다고 세상에 알렸다.

'압구정 백야'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고 MBC가 그와 차기작을 계약할 뜻이 없음을 방송심의 당국에 밝힌 다음 날 전격적으로 나온 임 작가의 은퇴 발표는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1990년 KBS 2TV '드라마게임' 단막극 '미로에 서서' 편으로 데뷔한 임 작가는 1998년 MBC TV 일일극 '보고 또 보고'를 시작으로 줄곧 흥행작을 내놓으면서 이름을 날렸다.

'막장 드라마'를 하나의 장르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고 시청률도 높았지만, 예술성이나 작품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 '보고 또 보고' 57.3%…스타 작가 탄생=1998년 3월부터 MBC TV에서 방영된 '보고 또 보고'는 일일극 역사상 최고 성적인 57.3%의 시청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겹사돈 소재와 무리한 연장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지만 '보고 또 보고' 재미는 남달랐다는 게 지금도 드라마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평가다.

△'인어아가씨'로 명성 굳혀=임 작가가 자신의 이름을 대중에 확고히 알린 것은 2002년 MBC TV에서 방영된 '인어아가씨'를 통해서였다. '인어아가씨'는 일일극으로서는 파격적인 소재와 빠른 이야기 전개, 젊은 배우들의 톡톡 튀는 연기는 드라마가 최고 시청률 47.9%를 찍을 정도로 흥행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임성한의 '이상한 나라'=논란을 꼬리표처럼 달고 다닌 임 작가의 작품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은 2005년 방영된 SBS TV '하늘이시여'부터였다. 딸을 버린 어머니가 훗날 친딸과 자신의 양아들을 결혼시켜 딸을 며느리로 삼는다는 뒤틀린 가족 관계 설정은 큰 비판을 받았다.

2013년 봄부터 겨울까지 방영된 MBC TV 일일극 '오로라 공주'는 시청자들을 기함하게 한 대표적인 작품이다. 대기업 일가 고명딸이 누나 셋과 함께 사는 소설가와 펼치는 로맨스를 보여준다던 드라마는 주요 캐릭터였던 개 떡대를 포함해 13개 캐릭터를 이유 없이 줄줄이 하차시켰고 '임성한의 데스노트'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23일 임성한의 드라마 절필 소식에 환영을 표하는 여론이 많았다. 다른 작품을 표절하지 않고, 200회를 넘는 일일극도 거뜬히 완성하는 필력을 가진 임 작가가 이렇게 평가받게 된 데는 MBC를 주도로 시청률에만 몸이 단 방송국 탓도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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