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의 재발견 6]대흥동 프랑스문화원 거리

이번 주말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나보는 게 어떨까. 항공티켓도, 여권도 필요없다. 대전 전역 어디에서든 조금만 가면 유럽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대전 중구 대흥동 ‘프랑스문화원 거리’다.

중교로와 대흥로 사이에 위치한 프랑스문화원 거리는 애초 별다른 이름이 없었으나, 2009년 프랑스문화원 분원이 자리잡으면서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프랑스문화원과 유명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일 마고’가 서로를 마주보고 있어, 유럽의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관계를 보는 듯하다. 먼저 프랑스문화원은 1층 ‘레모볼랑(Les mots volants)’이란 이름의 카페와 2층 갤러리 ‘라노마드(La nomade·방랑자)’를 운영하고 있다.

레모볼랑은 ‘날아다니는 단어들’이라는 뜻의 불어. 사람들이 자유로운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래서다. 인테리어가 상당히 아기자기한데, 엔틱가구부터 작은소품이며 인형까지 어지럽게 널려있는가 싶다가도 들어와 보면 나름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볕이 좋은 날이면 빛이 카페 내부까지 들어와 반짝거리는 모습이 장관이다.

안 쪽 테이블석으로 발길을 옮기면 벽면의 책장과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져 차를 마시기에 제격이다. 1층 카운터 옆쪽으로는 2층 갤러리 라노마드로 향하는 좁다란 계단이 있다.

라노마드는 그리 크지는 않지만, 대전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각종 전시회가 수시로 열리며, 이따금 벼룩시장이 열리기 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문화원 맞은 편의 일 마고도 필수 방문코스다. 맛집으로도 유명한 일 마고는 이 근처 데이트 명소로 이름이 높다.

별다른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만들어내는 음식 맛도 일품이지만, 무엇보다도 인테리어가 훌륭해 연인들의 사랑을 받는다.

내부를 보면 파스텔톤 벽지에 원색의 크고 작은 장식장, 원목 테이블 및 의자가 배치돼 가게의 깔끔함을 더 한다. 워낙 ‘무드’를 잡기 좋은 장소여서 그런지, 커플의 프로포즈 장소로도 많이 애용되는 곳이다.

신예지 사장에게 미리 귀띔하면 프로포즈 전 과정을 적극 도와준단다. 입구에 야외 테이블도 마련돼 있어, 햇빛을 느끼며 차를 마시기에도 좋다. 일 마고의 또 다른 특징은 가게 곳곳에 배치된 크고 작은 예술작품.

신 사장은 “손님들이 보통 2시간 정도 머물다 가는 만큼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게 중요하다”며 예술작품들을 모은 이유를 설명한다. 이렇게 가게에 모아진 그림과 공예품 등이 모두 40여개.

내달 초에는 인근의 협신주차장 맞은 편에 ‘마고’란 이름의 갤러리도 낼 예정이다. 프랑스문화원 거리는 이들 외에도 갖가지 맛집과 멋집이 가득하다. 중교로 쪽으로 치우쳐서는 이미 다슬기 맛집으로 소개된 ‘내 집 식당’이 있다.

일본식 함박스테이크와 카레라이스가 맛있는 ‘홍대함박’도 젊은 계층의 중심으로 한 명소다. 맞은편의 카페 ‘네스트 791’의 핸드드립 커피도 훌륭하다. 인근에 갤러리가 많은 탓인지 공예품전문점도 많아 볼거리도 한 가득이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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