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기사 신영식 씨, 버스안 80대 노인 살려내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은 경험이 위기상황에서 자신감을 갖게 해주더라고요.”

최근 대전의 한 시내버스 운전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80대 노인을 심폐소생술로 목숨을 구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9시 23분 유성구 원내동공영차고지를 출발한 114번 시내버스는 30분 뒤 도안동로 인스빌리베라 아파트를 지나칠 쯤 승객 구모(87) 씨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침 등굣길 시내버스를 이용하던 학생들은 구 씨를 바로 의자에 앉혔지만 모두 대처 방법을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승객들 모두 안타까운 마음은 똑같았지만 혹시 자신 때문에 구 씨가 더 안 좋은 상황에 처할까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던 것이다. 이 때 버스운전자 신영식(69·사진) 씨는 긴급히 차량을 멈추고 구 씨에게 다가가 약 40회 정도 가슴압박을 실시했다.

다행히 구 씨는 운전자의 재빠른 심폐소생술에 기적적으로 의식을 되찾았고, 버스 승객들도 그제서야 안도의 한 숨을 쉴 수 있었다.

119구급차가 도착하기 전 환자에게 행해진 심폐소생술이 ‘골든타임’을 늘리고 귀중한 생명을 구하는 계기가 됐다. 이런 긴급 상황에서 신 씨가 차분히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해 12월 유성구청에서 4시간의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지난해 9월부터 신규채용 운수종사자와 기존 운전자를 대상으로 심폐소생술을 배우도록 행정지도와 서비스 평가에 반영하고 있으며, 현재(3월 기준)까지 600여명이 교육을 받은 상태다.

신 씨는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을 때는 설마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길지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 막상 긴급 상황이 발생하니 자신감 있게 행동으로 옮길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며 “심폐소생술은 친구와 이웃의 귀중한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기술인만큼 많은 사람이 교육을 받고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시는 신 씨의 용감한 행동에 대해 내달 중 모범운전자로 선정해 시장표창을 수여할 예정이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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