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전 공원 합동분향소 마련
조문객들 희생자 애도 목소리

▲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식이 열린 16일 대전 중구 문화동 서대전시민공원에 마련된 추모식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추모의 메시지를 담아 접은 노란 종이배를 대형 종이배에 담고 있다. 허만진 기자 hmj1985@cctoday.co.kr
“일 년전 참담했던 그날을 잊지 않겠습니다.” 지난해 4월 16일. 수학여행을 떠난 단원고 학생들과 교사, 일반인 등 304명이 한 순간 검은 바다로 가라앉은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16일 오전 11시 참사 1주년을 맞아 서대전시민공원에는 합동분향소가 세워졌다. 궂은 날씨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공원에는 조문객들의 추모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시민들은 저마다 ‘세월호의 아픔 잊지 않을게요’,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항상 기억 할게요' 등의 진심어린 추모글을 작성하며 희생자들과 아직까지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유모차를 끌고 아이와 함께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 윤희경(대덕구 상서동) 씨는 분향을 한 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윤 씨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미어진다”며 “참사 이후 세상이 변한게 하나도 없다. 유가족들은 아직까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텐데, 하루속히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부 조문객은 영정 앞에 헌화한 뒤 출구로 나오면서 분향소 한편에 놓인 대형노란 종이배에 편지글을 띄우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대흥동 주민 안희철(37) 씨는 “분향소 영정 속 희생자들을 마주하니 마음이 아프다”며 “희생자들이 좋은 곳에서 편히 쉴 수 있도록 빌었다”고 흐느꼈다.

아버지와 함께 분향소를 찾은 오민주(13·중리초) 양은 “언니, 오빠들이 하늘나라에 가서 행복하게 살길 바라요”라며 “친구들이 세월호에 대해 관심이 없어 마음이 아파요. 친구들도 저와 같은 마음이길 원해요”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오후 7시에는 대전에서도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제가 열렸다. 추모제는 추모공연을 시작으로 세월호대책회의 경과보고와 추도사, 거리행진 등이 이어졌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추도사에서 “세월호 희생자와 구조과정에서 희생한 분들에 대한 명복을 빌면서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며 “안전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성찰과 반성을 통해 국가대개조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고 말했다.

추모제에 참여한 한 유가족은 “세월호 인양은 정부가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면서 “정부에 특별법 시행령 즉각 폐기와 온전한 세월호 선체 인양에 대한 공식발표를 요구했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응답이 없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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