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상자 연장 넣고 염탐, 아파트 8차례 5천만원 훔쳐

▲ 사진은 조씨가 지난달 노루발못뽑이를 담은 상자를 들고 고개를 숙인 채 대전 중구 한 아파트 엘레베이터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찍힌 CCTV를 캡쳐한 것. 연합뉴스
대전중부경찰서는 13일 대낮 빈 아파트에 침입해 수천만원대 금품을 훔친 혐의(상습절도 등)로 조모(23) 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지난달 20일부터 최근까지 낮 시간대 대전 서구와 중구지역 아파트를 돌며 모두 8차례에 걸쳐 총 5200만원 상당의 현금과 귀금속 등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조 씨는 초인종을 눌러보고 인기척이 없으면 미리 준비해 간 노루발못뽑이(일명 ‘빠루’)로 현관문을 뜯고 들어가는 수법을 통해 집 안을 턴 것으로 드러났다.

조 씨는 주변 사람들의 의심을 피하려고 택배용 상자를 제작해 그 안에 범행 도구와 여분의 옷을 넣고 범행 현장에 이동한 뒤 도주할 땐 도구를 해당아파트 소화전에 숨겨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피해를 입은 8세대 중엔 조 씨 부모가 사는 같은 아파트단지 내 세대도 있었는데 아파트 내부구조와 주변 지리 등을 잘 알아 범행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 씨는 훔친 귀금속을 자신의 거주지 소화전에 나눠 보관하다 현금이 필요할 때마다 전당포에 처분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조 씨는 지난해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에서 2300만원 상당을 날렸고 빚을 갚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두한 중부경찰서 형사과장은 “초인종을 누른 후 인기척이 없는 가구를 대상으로 삼았다”며 “외출할 때도 텔레비전을 켜놓고 나가거나 현관문에 추가 잠금장치를 다는 등의 방법으로 도난을 예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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