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볼링 선수이자 교사 “세계대회 금빛낭보 전할게요”
텐핀 종목 국가대표 선발 맹연습, 첫 출전 금메달에 기뻐 잠못자
내달 열리는 세계대회 우승목표, 장애인 복지·인프라 아쉬움 토로
내달 10일 개막하는 ‘2015 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텐핀 볼링 종목 국가대표로 선발된 임 씨는 금빛 낭보를 전하기 위해 매일 퇴근 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임 씨는 지난 8~10일 열린 ‘대전시장기 전국장애인볼링대회’의 저조한 성적으로 걱정이 크다.
그는 “못해도 2등은 하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전체 20명 중 6등을 했다”며 “내 점수만 보면 평균은 했는데 전반적으로 다른 선수들의 점수가 높았다”고 말했다. 시각장애볼링은 TPB 1~3으로 나뉘며, 1(가이드레일 설치)은 전맹이며 그 정도에 따라 2~3으로 분류된다.
대학시절 재미삼아 들른 것이 볼링과의 첫 만남이었다는 임 씨는 “나름 운동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잘 안 돼서 오기가 생겼고, 집에서 자세 연습을 시작했다”며 “2010년 대전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체전에 경험삼아 출전하기 위해 1년여 전부터 준비에 들어갔고, 그게 선수생활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첫 출전한 제30회 전국장애인체전에서 ‘운 좋게’ 금메달을 땄다고 한다.
임 씨는 “첫 금메달을 땄을 때는 기뻐서 잠을 못 잤다. 접전 끝에 금메달을 딴 2012년 전국장애인체전 2인조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중 갑자기 무너질 때가 있다. 보이는 것이 없으니까 감에 의존해야 하는데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다”면서도 “그런 것을 극복해야 큰 선수가 된다”고 담담히 말했다.
볼링선수이면서 대전맹학교 교사인 임 씨는 고등부 이료(안마, 침 등)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중도에 실명하는 분들은 한 순간 모든 것을 잃고 인생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분들이 큰 기대를 하지 않고 학교를 찾았다가 점차 자신감을 얻고 잘 되는 것을 볼 때 가장 보람 있다”고 전했다. 현직 맹학교 교사인 만큼 장애인 복지와 각종 인프라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임 씨는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어려움이 많다. 나도 연습하던 볼링장에서 쫓겨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며 “지금 연습하는 경성코아볼링장 사장님은 정말 잘해준다.
꼭 기사에 써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보통 대회 때는 대전시장애인체육회 김영미, 박은숙 코치님이 안내인으로 도와주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며 “볼링을 모르는 사람이 도와주면 경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임 씨의 현재 목표는 내달 열리는 세계대회 우승이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임 씨는 “보이지 않는데도 잘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볼링선수로서 실력을 인정받고 싶다”며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반드시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노진호 기자 windlake@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