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김대환 교육문화팀장

20-1.jpg
2부리그 강등 1년만에 어렵게 1부리그에 복귀한 대전시티즌이 성적부진과 함께 구단 내부 갈등까지 드러내며 흔들리고 있다.

선수단은 개막전부터 졸전을 거듭하며 4연패 수렁에 빠져 있다. 
1부리그와 2부리그의 격차가 엄연히 존재한다지만 지난해 2부리그 우승을 차지할 당시 보여줬던 패기와 기량 자체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4경기를 치르는 동안 득점은 한 골에 그쳤고 실점은 무려 12골이나 당했다. 공격력과 수비력 모두 리그 최하위 수준이다.
 
1부리그 승격을 기뻐하며 올 시즌 대전시티즌의 도약을 기대했던 팬들의 실망도 커지고 있다. 대전시티즌은 지난달 광주와의 홈 개막전에서 관중 1만 1857명을 기록했지만 지난 4일 두번째 홈 경기에서는 10분의 1 수준인 1441명만이 응원석을 지켰다. 이런 상황에서 대전시티즌은 최근 사장과 직원들간 내부갈등까지 불거지며 그야말로 총체적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사장과 직원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볼성사나운 민낯까지 드러냈다.

대표이사는 부진한 성적을 이유로 갑작스럽게 직제개편을 추진했고 직원들은 ‘비상식적이고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이라며 이에 반발하는 ‘입장서’까지 발표한 상황이다. 
구단 팀장들은 사장이 추진하겠다는 옥녀봉 공원팀 신설이 현재 인원으로도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반면 마케팅팀 등 일부 부서는 인력이 부족한 데도 충원이 되지 않고 있다며 인사방향을 사장에게 건의했지만 거절당했다. 이번 직제개편 논란은 일단 이사회에서 유보됐지만 문제는 이 과정에서 대표이사와 직원들의 불신이 밖으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팀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은 사장의 직접적인 책임이라고 할 수 없지만 선수단을 지원하고 사장과 함께 구단을 운영하는 직원들과의 갈등은 사장이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표이사와 직원들의 신뢰가 깨진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직제개편을 명분으로 ‘낙하산’ 인사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까지 나오고 있다.
 
대표이사는 구단을 위해 오래전부터 구상한 일이라고 하지만 직원들은 이를 믿지 못하고 있다. 대전시티즌은 시장이 바뀔 때마다 매번 ‘낙하산’ 사장 논란이 일었고 구단 직원도 심심찮게 선거공신 또는 그 관계자들이 줄을 타고 내려오곤 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총체적 난국에서 시민구단이 숙명적으로 겪을 수 밖에 없는 ‘선거공신 내려꽂기’가 다시 반복된다면 대전시티즌의 올 시즌 전망은 더 어두워질 수 밖에 없다.
 
전쟁터에 나간 장수가 병사들을 믿지 못하고 병사들은 장군을 믿고 따를 수 없다면 그 싸움은 보나마나 처참한 패배로 끝날 것이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빗발치는 적군의 공격을 이겨내고 승리하려면 장수와 병사들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적부진과 내부갈등이라는 위기에 빠진 대전시티즌을 구하려면 대표이사는 직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직원들은 신뢰를 회복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어렵게 1부리그에 복귀한 대전시티즌이 2부리그 수준의 기량과 아마추어 수준의 구단운영으로 다시 한 번 강등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길 바란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